[막오른 베이징 6자회담] 미국 "북에 부족한 에너지 공급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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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4차 북핵 6자회담의 주요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이 적극적인 간격 좁히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주도적으로 관련국의 입장을 조율하는 중재자 역할에 나서고 있고 의장국인 중국 정부도 실질적인 회담결과를 도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말과 행동 2단계 접근법 제시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트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26일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려 핵 계획을 완전히 제거한다면 관련국은 '말 대 말,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각국도 북한의 안보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고 우리도 북한의 에너지 수요를 처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제3차 회담에서 각국이 공감대를 형성한 '말과 행동'이라는 단계적 접근법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의 조건,즉 북한의 핵포기와 다자간 안전보장 및 경제복구를 위한 지원,북·미관계 정상화에 '선언적 합의'를 문서화로 이뤄낸 뒤 이후 구체적 단계에 맞춰 핵동결에 따른 보상 플랜의 로드맵을 작성한다는 것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개막식 인사말에서 "북측으로서는 핵을 포기하고 다른 국가들은 관계정상화와 안전보장을 분명히 약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회담의 목표를 제시했다.
◆잇따른 북·미 접촉 간격좁히기
개막식에 이은 수석대표 회의에 이어 한국과 미국은 이날 낮 12시 양자협의를 갖고 북핵포기의 최종목표를 담은 합의서 채택을 위한 회담전략을 논의했다. 이어 오후에는 북한과 미국이 회담장에서 두 번째 양자협의를 갖는 등 본격적인 의견절충에 들어갔다. 25일 첫 북·미 접촉에서 양측은 서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상으로 솔직하게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등 진지하고 성공적인 협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간 협상의 핵심 쟁점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견해상의 차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 하는 것. 북으로서는 핵의 평화적 이용권리 자체를 미국측 요구대로 '영구적으로' 포기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핵 폐기에 따른 안전보장 및 경제지원방안에 대한 실질적 담보장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범위에 주한미군의 전력을 포함시키는 데 대해 부담을 안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협의에서 핵군축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이와 관련,이날 오전 국열린우리당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초반부터 심각한 난관이 예상돼 쉽지 않겠다는 무거운 느낌을 갖는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결과의 도출에 대한 부담감이 한국은 물론 북한과 미국도 큰 만큼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지면서 절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