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북핵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6일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려 핵계획을 완전히 포기한다면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에너지 관련 요구사항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6자회담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틀"이라며 "6자회담은 영구적이고 완전하면서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라고 덧붙였다. 북한측 수석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가장 근본적인 것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실질적인 진전을 거두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 모든 당사자들이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험이 발생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제거할 확고한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해 핵 군축을 주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측 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대북 송전계획인) '중대 제안'을 출발점으로 북측은 핵을 포기하고 다른 국가들은 관계 정상화와 안전 보장 등 상응 조치를 분명히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막식에 이어 한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와 잇따라 양자 협의를 가졌으며 미국도 북한과 두 번째 양자 협의를 갖고 본격적인 의견 절충에 돌입했다. 정부 당국자는 "회담은 이제 본론으로 접어들었다"며 "북한과 미국이 어느 정도 탄력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을지 절충점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