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톈안먼 사태로 실각한 자오쯔양(趙紫陽) 전 공산당 총서기가 올해 초 사망했을 때 이 사실이 처음 외부로 알려진 것도 그의 딸이 친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서였다. 이 때문에 문자메시지가 공산당의 철저한 통제 아래 있는 기존 언론매체를 대신하는 새로운 통신수단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문자메시지 이용 증가는 방대한 휴대폰 사용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국 이동전화 가입자는 지난 6월 말 현재 3억6000만명을 넘었다. 세계 최대 수준이다. 문자메시지 이용 요금이 싼 것도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메시지 발송 요금은 건당 0.1위안(12.5원 상당)밖에 안 된다. 정보기술 조사기관인 아이리서치는 "문자메세지를 포함한 중국의 무선 부가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385억위안(약 4조8125억원)에서 2006년에는 640억위안(8조원)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무선 서비스 시장 확대에 맞춰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 관련 업체들은 올해 초 SMS 센터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증권사 쇼핑몰 여행사 학원 등은 이 센터를 통해 문자메시지를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자메시지를 이용,가라오케 등 유흥업소 접대부 알선과 같은 퇴폐음란 광고는 물론 가짜 졸업장 발급 광고까지 판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휴대폰을 통한 무선 부가서비스는 모바일소설 모바일게임 벨소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의 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SK텔레콤은 중국의 2대 이동전화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합작해 서비스 제공업체(SP)인 유니SK를 설립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월정액 가입자 7만7000여명을 확보했다. SK의 또 다른 중국 법인인 비아텍도 차이나모바일의 SP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부분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은 중소기업이어서 시장을 뚫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콘텐츠 업체들은 콘텐츠를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내려받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알 길이 없다. 이 때문에 SP가 통보하는 실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상당한 매출상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종합상사 등 대기업을 중국 SP들과의 거래 창구로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