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01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직후 외국 기업에 합작증권사와 펀드운용사 설립을 허용하면서 외자 지분을 33%로 제한했다. 당시 중국은 상황을 지켜본 뒤 WTO 가입 3년 후에 추가 개방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이에 따라 WTO 가입 4년째를 맞는 오는 10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16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당 대회) 결과가 주목된다. 중국은 이 회의에서 향후 5년간(2006~2010년) 경제발전 청사진을 심의할 예정이어서 개방 내용과 일정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현대증권 조강호 상하이사무소장은 "현재 합작증권사는 주식 중개 업무를 못하고 IPO(기업공개) 등에서도 제약이 많다"면서 "업무 영역을 확대하고 외자 지분 한도를 올리는 추가 개방 계획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주식투자 한도 확대 등 증시 개방도 뒤따를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7053억위안(약 88조1645억원·지난해 말 기준)에 이르는 중국 A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2002년 말 허용한 이래 26개 해외 기관투자가에 40억달러의 사용한도를 내줬다. 최근에는 이를 1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기관들이 실제 증시에 투자한 자금은 사용한도의 20%에 불과하다"며 "투자한 주식을 6개월 동안 매각할 수 없는 등 제약요건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증시 추가 개방시 해외 기관에 대한 제한을 어느 정도 완화할지도 관심이다. 이는 해외 핫머니의 유출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 개혁 수준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환율 개혁으로 은행시장 개방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우리은행 김범수 베이징지점장은 "약(弱) 위안화에 의존하던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중국 은행들의 신용 리스크와 환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 전체의 부실채권 규모는 올 3월 말 현재 1조8275억위안(228조4375억원)으로 전체 채권의 12.4%에 이른다. 일부 은행의 경우 대출이 급증하면서 부실채권 비율은 줄어도 부실채권 절대액은 늘어나 잠재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强) 위안화-부실채권 급증-금융위기라는 악순환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국유은행과 일반 상업은행들의 외자유치는 크게 늘고 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건설은행이 미국의 아메리카은행(BOA)에 지분 9.1%를 넘기고 25억달러를 유치한 데 이어 중국은행은 UBS로부터 5억달러를 유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보험시장도 지난해 말부터 외국계 보험사가 중국 전역 어디에서든 지점을 설치,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개방폭을 확대하고 있다. 생명보험은 단체보험까지 개방했다. 손해보험은 단독 법인을 세울 수 있도록 해 삼성화재가 외국계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6월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했다. 그러나 생보의 경우 50%로 제한한 외자 지분 한도가 WTO 가입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앞으로 지분 한도를 상향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