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증설경쟁 공급과잉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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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해외 업체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김평중 석유화학공업협회 수급팀장)
"그렇지 않아도 석유화학의 경기사이클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자칫하다간 심각한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이정헌 동원증권 애널리스트)
지난 2년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대대적인 나프타분해시설(NCC) 증설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번 돈을 재투자하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해외 업체들과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증설이 완료되는 2008년께는 원가 경쟁력이 높은 중국과 중동 업체들의 공장 신·증설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어서 업계 전체가 공급과잉으로 심각한 채산성 악화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자"
LG화학은 지난해 현대석유화학 지분 50%를 인수해 설립한 자회사 LG대산유화를 흡수합병하고 2130억원을 추가로 투자,에틸렌 생산능력을 20만t 증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그룹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LG석유화학의 86만t을 포함해 총 151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업체인 여천NCC도 2008년까지 4500억원을 들여 에틸렌 생산능력을 현재 146만t에서 201만t으로 증설키로 했으며 롯데그룹도 2008년까지 호남석유화학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 등 석유화학 계열 3개사에 1조원을 투자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137만t에서 172만t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천NCC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 국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공장 증설의 주된 목적이며 앞으로도 시설투자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과잉 우려 크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대규모 시설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차피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에 비해 에탄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중동지역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이 3배 이상 뛰어나기 때문.가격 경쟁력은커녕 2008년 전세계 석유화학 업체들의 증설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공급과잉만 초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홍선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10년 중동에서 에탄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만드는 제조원가는 t당 120달러에 그치는 데 비해 아시아에서 나프타로 에틸렌을 만들면 t당 380달러가 든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의 저비용 에틸렌 생산능력은 현재 1200만t에서 2010년에는 3300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시장 점유율도 현재는 27%에 그치고 있지만 2008년에는 36%로 올라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M&A·R&D가 돌파구
증설 경쟁에 나선 국내 업체들이라고 중동산 저비용 에틸렌의 위협을 모르는 건 아니다.
업체들은 그러나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최대한 재투자해 다음 경기 상승기에 대비해야 하는 업종의 특성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헌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아무래도 투자 대비 리스크가 적은 에틸렌 등 범용 제품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국내 업체들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고부가가치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증설보다는 국내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우세하다.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다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한 업체당 수천억원이 투자되는 신규 증설로 막대한 리스크를 끌어안기보다는 이해관계가 맞는 국내 업체들 간 M&A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후진·유창재 기자 jin@hankyung.com
"그렇지 않아도 석유화학의 경기사이클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자칫하다간 심각한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이정헌 동원증권 애널리스트)
지난 2년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대대적인 나프타분해시설(NCC) 증설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번 돈을 재투자하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해외 업체들과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증설이 완료되는 2008년께는 원가 경쟁력이 높은 중국과 중동 업체들의 공장 신·증설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어서 업계 전체가 공급과잉으로 심각한 채산성 악화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자"
LG화학은 지난해 현대석유화학 지분 50%를 인수해 설립한 자회사 LG대산유화를 흡수합병하고 2130억원을 추가로 투자,에틸렌 생산능력을 20만t 증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그룹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LG석유화학의 86만t을 포함해 총 151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업체인 여천NCC도 2008년까지 4500억원을 들여 에틸렌 생산능력을 현재 146만t에서 201만t으로 증설키로 했으며 롯데그룹도 2008년까지 호남석유화학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 등 석유화학 계열 3개사에 1조원을 투자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137만t에서 172만t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천NCC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 국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공장 증설의 주된 목적이며 앞으로도 시설투자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과잉 우려 크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대규모 시설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차피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에 비해 에탄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중동지역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이 3배 이상 뛰어나기 때문.가격 경쟁력은커녕 2008년 전세계 석유화학 업체들의 증설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공급과잉만 초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홍선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10년 중동에서 에탄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만드는 제조원가는 t당 120달러에 그치는 데 비해 아시아에서 나프타로 에틸렌을 만들면 t당 380달러가 든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의 저비용 에틸렌 생산능력은 현재 1200만t에서 2010년에는 3300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시장 점유율도 현재는 27%에 그치고 있지만 2008년에는 36%로 올라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M&A·R&D가 돌파구
증설 경쟁에 나선 국내 업체들이라고 중동산 저비용 에틸렌의 위협을 모르는 건 아니다.
업체들은 그러나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최대한 재투자해 다음 경기 상승기에 대비해야 하는 업종의 특성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헌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아무래도 투자 대비 리스크가 적은 에틸렌 등 범용 제품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국내 업체들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고부가가치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증설보다는 국내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우세하다.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다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한 업체당 수천억원이 투자되는 신규 증설로 막대한 리스크를 끌어안기보다는 이해관계가 맞는 국내 업체들 간 M&A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후진·유창재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