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식품업체 다농이 자작극설(說)에 휘말리고 있다. 주가를 띄우고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대응 방식을 떠보기 위해 미국 음료기업 펩시가 자사의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문을 고의로 흘렸다는 게 요지다. 펩시의 다농 인수설이 프랑스 증권가에서 나돌면서 다농 주가는 최근 10여일간 27% 급등했다. 프랑스 정부와 정치권도 대표기업인 다농을 기필코 보호하겠다고 수선을 떨었으며 니콜라스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다농의 사수책 마련을 지시할 정도였다. 하지만 펩시가 25일 다농 인수설을 공식 부인하고 주가가 7.5% 급락하면서 다농의 자작극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프랑스 관련법에는 프랑스 기업의 인수합병에 앞서 사전신고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펩시는 다농 인수를 둘러싸고 그동안 프랑스 정부에 어떤 인수입장도 전달하지 않았다는 게 의혹설의 배경이다. 또 프랑스 증권감독당국(AMF)이 다농의 주가조작 혐의를 잡고 최근 10일간 다농 주식의 매수·매도 현황을 정밀 조사 중이라고 밝힌 것도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이에 대해 다농은 자작극설이 근거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펩시가 다농의 인수설을 공식 부인했지만 다농 인수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펩시가 세계 1위 식품업체인 네슬레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유럽에서 탄탄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는 다농의 인수가 필수적이란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