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가 터지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양도성예금증서(CD)다. 이날 발생한 국민은행과 조흥은행 직원의 CD 편취사건,지난달 말 기업은행 창구에서 300억원 규모 CD 도난사건의 주인공이 모두 CD다. 앞서 지난 92년 옛 상업은행 명동지점장 투신자살이나 장영자 어음부도 사건 등 대형 금융사고에도 빠짐 없이 등장했다. CD란 은행이 예금을 근거로 무기명으로 발행한 정기예금 증서를 말한다. 증서에 적혀 있는 금액만큼 은행이 예금으로 보관하고 있으며,만기 때 이 증서를 갖고 오는 사람에게 예금 전액을 내주겠다는 은행의 약속 증서로 보면 된다. 증서의 최종 소지자에게 예금 소유권이 있는 만큼 유통시장에서의 매매도 가능하기에 양도성예금증서라는 이름이 붙었다. CD가 금융사고에 자주 이용되는 것은 무기명인 데다 환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보통 예금통장에는 통장 주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이 있지만 CD는 이름이 명시되지 않은 채 무기명으로 거래된다. 처음 상품 매입자와 만기 때 원리금을 찾아가는 사람만 은행에서 확인할 수 있을 뿐 중간 유통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확인하기 어렵다. 또 일단 매입해 갖고 있으면서 이자 수입을 올리다가 돈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중도에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는 등 현금화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