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부동산 이야기] (4) 위안화절상에도 거품붕괴 조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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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 21일 위안화 가치를 2.1% 절상하면서 복수통화바스킷제를 함께 도입,추가 절상의 여지를 남김에 따라 해외 핫머니(투기 자금)의 부동산 투자 동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안화 절상을 기대한 핫머니가 가장 선호해 온 투자처가 바로 중국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증시의 경우 투자한 주식을 일정 기간 팔 수 없는 등 외국인 투자에 대한 제약 요건이 많아 핫머니 통로로는 부적합했다.
특히 부동산 거품이 잔뜩 끼어있다는 상하이의 경우 지난해(1~11월)에만 222억위안(약 2조7750억원)의 핫머니가 부동산 시장에 유입됐다(인민은행 발표).
올 들어서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됐다.
구윈창(顧云昌) 중국 부동산업협회 부회장은 "작년 말부터 올 1분기까지 상하이 주택의 75%는 핫머니가 구매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가 전격 절상된 것이다.
절상 전만 해도 절상이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핫머니가 부동산을 앞다퉈 처분할 것이고,매물 급증은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구매자금의 70% 이상을 은행에 의존해 온 일반인들은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으로 자금난에 빠지고,이는 금융권의 부실채권 급증으로 이어져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돌았었다.
하지만 위안화가 절상된 지 일주일이 되었지만 거품 붕괴의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망이 엇갈린다.
추가 절상을 기대한 핫머니의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관망을 점치는 분위기가 대세다.
대표적인 중국 부동산 거품론자인 앤디시에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도 "위안화 절상폭이 작아 부동산시장에서의 핫머니 유출이 소폭 증가에 그치고 유입은 관망세를 보여 대량의 이동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6월부터 적용된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으로 매각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소폭 절상에 따른 차익 실현이 힘들어진 것도 핫머니의 유출 러시를 막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위안화 절상이 핫머니의 타깃이었던 고급 주택의 가격 하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핫머니가 행동을 본격화하기에는 불투명한 위안화의 추가 절상 여부가 부담이 되고 있다.
인민은행이 26일 추가절상설 전면 부인 성명을 내놓은 것도 절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임으로써 핫머니의 행동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핫머니에 득이 될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며 버텨 온 중국 정부가 결국은 위안화를 절상했지만 핫머니와의 게임에서는 여전히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