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외환시장에 '데이 트레이딩(하루 안에 사고파는 초단기 매매)'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지난 21일 위안화를 절상한 이후 추가 절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개인들의 외환 투자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의 위안화를 중심으로 달러 엔 유로 등 주요 통화의 변동성이 커져 이익을 챙길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외환시장으로 몰려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늘어나는 개인들의 외환 투자 외환 투자는 대형 투자은행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왔지만 이제는 개인들도 포렉스 캐피털 마케츠(FXCM),게인 캐피털 그룹,삭소뱅크 등 온라인 중개업체들을 통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개인들은 최소 2000달러만 증거금으로 예치하면 증거금의 200배까지 외환에 투자할 수 있다. 외환시장은 증시에 비해 개인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증시는 제한된 시간에만 열리지만 외환시장은 하루 24시간 돌아간다. 거래 비용도 주식보다 싸다. 특히 구조가 간단하다. 증시에서는 수천 개의 종목을 분석하고 비교해야 하지만 외환거래에서는 달러·엔,유로·달러 등 6개 통화 상품이 전체 거래의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복잡한 분석·조사 없이도 투자가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약세장'이 없다는 점이다. 외환시장에서는 가치가 떨어지는 통화가 있으면 반드시 오르는 통화도 존재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있는 한 언제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위안화 추가 절상 기대로 외환거래 급증 실제 개인들의 외환거래는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외환중개 업체인 FXCM의 개인투자자 계좌는 2002년 1만개를 조금 웃돌았지만 지난해에는 4만개,올들어서는 7만개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한 지난 21일에는 아시아 통화들이 동반 상승할 것이란 예상으로 개인들이 대거 투자에 나서 FXCM의 하루 외환거래 규모가 120억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 평균 700억달러의 외환거래를 중개하는 게인 캐피털 그룹은 "외환시장에 위안화가 변수로 등장하면서 최근 9개월 동안 거래가 55%나 늘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이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거래 사기 빈발 하지만 외환거래는 증거금의 수백 배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엄청난 투자 위험이 뒤따른다. 특히 최근 들어 급증하는 개인들의 투자자금을 노리는 사기가 빈발하고 있다. 유령 외환중개 업체를 차려놓고 투자자를 모집한 뒤 종적을 감추는 사건들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미국에서만 2만3000명의 개인들이 약 3억5000만달러어치의 외환 사기를 당했다. 외환 거래의 95%는 컴퓨터나 전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범인을 찾아내기가 아주 어렵다. FXCM의 드류 니브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트레이딩으로 돈을 버는 개인들은 기껏해야 15% 미만일 것"이라며 "개인들은 금융회사를 이용한 간접투자를 하는 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