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헐리우드 SF애니 '로봇'‥로봇들의 삶과 모험… 상상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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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몸통은 깡통이고 팔다리는 쇠파이프다.
몸통과 팔다리는 볼트와 너트들로 연결돼 있다.
외부의 충격을 받는 순간 부품들이 완전히 해체되고 스프링은 튕겨 나간다.
할리우드 SF 애니메이션 '로봇'은 일상용품들로 구성된 로봇들을 등장시켜 참신한 느낌을 준다.
세련된 디자인의 첨단 로봇들도 나오지만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구식 로봇이다.
이 영화는 발명가인 구식 로봇 로드니가 첨단 로봇세계로 진출해 겪는 모험이다.
부모품을 벗어난 주인공이 미지의 세계로 탐험하는 내용은 고전영화 '오즈의 마법사'나 흥행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 등에서 처럼 모험영화나 영웅전기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이들 영화에서 가족은 언제나 영웅이 신세계에서 시련을 극복하도록 이끄는 구원의 등불이다.
'로봇'에서는 로드니의 부모 및 구식 로봇들이 사는 리벳시티와 그가 발명가로 성공하기를 꿈꾸는 로봇시티가 뚜렷이 대비돼 있다.
리벳시티가 아날로그적 세상이라면 로봇시티는 디지털 세계다.
리벳시티가 신뢰와 사랑으로 맺어진 공동체인 반면 로봇시티는 돈과 효율이 지배하는 경쟁사회다.
리벳시티의 로드니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가득하지만 로봇시티의 로봇회사 사장 어머니는 탐욕에 넘친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구식 로봇의 부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첨단제품만 생산하는 로봇회사 사장이 몰락하는 것은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경고다.
효율을 중시하는 경쟁체제에 대한 두려움과 현대인이 잃어버린 인간애에 대한 향수도 반영하고 있다.
고물로봇들이 합세해 로봇회사에 대항하는 모습에는 약자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담겨 있다.
리벳시티에서 아기를 낳는 장면은 흥미롭다.
부품상태로 배달된 아기로봇을 조립하는 부모로봇의 모습은 기존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28일 개봉,전체 관람가.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