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지구 내 아파트 용지 입찰에서 초고가 낙찰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택지 부족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이 외형 유지를 위해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과감하게 높은 가격을 써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낙찰자를 결정한 경기 양주시 덕정2지구 아파트 용지 입찰(채권입찰제)에선 J건설이 무려 245억원의 채권을 써내 부지를 확보했다. 수도권 전체적으로 볼 때 인기 주거지역은 아니어서 다른 업체들은 10억~20억원 정도의 채권액을 써내면 무난히 낙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채권액이 200억원을 넘었다. 이 입찰에는 모두 11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2위 업체도 15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실시됐던 흥덕지구 입찰에서도 고가 낙찰이 속출했다. 아파트 부지 2개 필지를 낙찰받은 K사와 D사는 채권매입액을 각각 771억원,422억원 써냈다. 같이 입찰에 참여했던 B사 관계자는 "수익성을 계산해 본 결과 이 정도 채권 가격이면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흥덕지구 연립주택 입찰에 참여한 H사는 분양가를 1990만원이나 써내 당첨됐다가 토공의 분양가 인하 압력에 낙찰을 포기했다. 이 밖에 아산신도시 복합단지를 수주한 S사 컨소시엄은 내정가(평당 862만원)보다 휠씬 높은 평당 1300만원을 땅값으로 써냈다. 서울 성동구 뚝섬 상용용지 입찰에서도 낙찰 업체들은 내정가의 186~242%에 이르는 가격으로 낙찰받았다. 다음달 16일부터 공급되는 양주시 고읍지구 공동주택용지 8필지 입찰에서도 이 같은 초고가 낙찰 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건설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초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업체들이 회사의 외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이 남지 않더라도 부지를 확보하려 하기 때문이다. K건설 관계자는 "요즘 주택건설업체들은 일감이 없어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인력과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주공이나 토공이 공급하는 아파트 용지를 무리하게 수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