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은행들은 신용 파생상품과 같은 새로운 금융상품 거래를 위한 시장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이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헤지펀드들에는 거래 정보를 자발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금융 위기 방지를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들의 모임인 '리스크관리 정책그룹Ⅱ'는 하루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들이 자체적인 내부 통제시스템을 대폭 강화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금융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헤지펀드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를 건의하지는 않았지만 헤지펀드들이 자발적으로 규제당국에 더 많은 거래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시장 전체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헤지펀드 산업이 급팽창하고 신용 파생상품이 늘어나는 데 대해 규제당국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골드만삭스 이사이자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인 제리 코리건이 주도한 이 보고서는 금융시스템의 위험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을 위해 작성됐다. 이는 1998년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도산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던 다음해인 1999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만들어진 것이다. 코리건은 헤지펀드 산업과 관련, "몇몇 분야에서는 헤지펀드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곧 가시화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이 보고서 작성을 간접 지원한 티모시 가이트너 뉴욕연방은행 총재의 평소 생각과 일치하는 것이어서 월가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