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종목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은 '어닝 서프라이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반면 영업 성적이 부진한 기업들의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이 예상보다 잘 나온 기업에 대해서는 '매수' 추천과 함께 서둘러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반면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망스러운 실적을 낸 기업들은 목표주가 하향 조정과 주가 급락이라는 시장의 냉정한 '심판'을 받고 있다. ◆실적발표 후 주가 '훨훨' 28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는 최근 깜짝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전날 기대 이상의 2분기 실적을 내놓았던 LG텔레콤은 이날 10.0%나 치솟았고 하이닉스반도체는 장중 6.9% 올랐다.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SK텔레콤도 6.4% 급상승했다. 이 밖에 신한지주 현대건설 등도 실적 발표 이후 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실적 호조 기업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높이고 있다. 대우증권은 "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을 통해 업계 최고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입증했다"며 목표주가를 2만4000원에서 3만원으로 단숨에 25%나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목표주가를 각각 22만원,516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실적 향상이 두드러진 GS홈쇼핑과 CJ홈쇼핑의 적정주가를 12만1000원,11만1000원으로 나란히 '업그레이드'했다. 반면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선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1.9% 하락하며 3만원 선을 겨우 지켰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38%나 줄어든 KT&G도 0.1% 상승에 그쳤다. 역시 2분기 성적표가 신통찮았던 고려아연은 목표주가가 4만1000원에서 3만6000원(메리츠증권)으로,LG마이크론은 5만5000원에서 4만8000원(한국투자증권)으로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률 개선이 주가 견인 2분기 실적을 내놓은 후 목표주가 상향 조정 속에 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종목들은 영업이익률이 빠른 속도로 높아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외형만 성장한 게 아니라 실속있는 장사를 했다는 뜻이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2.2%에 불과했던 LG텔레콤은 올 2분기 10.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CJ홈쇼핑은 1년새 영업이익률이 10.8%에서 18.6%까지 올라갔다. 현대건설도 7.0%에서 9.5%로 영업이익률이 높아지는 등 이익률 개선이 주가 상승세와 함께하는 양상이다. 영업이익률 개선은 1100포인트에 올라선 증시가 사상 최고치(94년 11월 1138포인트)에 도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영훈 한화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외형 위주 성장에서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며 "수년간 누적돼온 이익률 개선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주가도 힘을 받으며 증시를 한단계 레벨업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