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다" vs "아니다" .. 위안화 절상으로 美 금리논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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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절상으로 미국 장기금리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단기금리 상승에 비해 장기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장·단기금리 역전가능성이 제기된데 이어 2라운드 논쟁이다.
위안화 절상이 중국의 미 국채 수요를 감소시켜 장기금리는 물론 모기지금리 인상을 불러오고 결국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는 재앙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 논쟁의 핵심이다.하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보유 외환 포트폴리오 조정을 마친 상태여서 위안화 절상에 따른 쇼크(미 국채 수요 급감)는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29일로 예정된 미 국채 2년물 입찰은 위안화 절상이후 미국 금리와 세계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관측해볼 수 있는 첫 시험대여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일정한 변동폭을 허용하는 복수통화바스켓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달러 보유 필요성이 줄어들게 된다.
중국은 그동안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기 위해 미 국채를 줄기차게 사들였다.
이 때문에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미 채권 보유국이 됐다.
하지만 미 국채 비중을 줄이고 다른 나라 통화자산을 늘리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게 되면 미 국채 수요가 줄어들고 수익률은 상승(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20일 4.17%였던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위안화 절상이 발표된 21일 하루 만에 0.1%포인트가량 오른 4.28%로 급등했었다.
BNP파리바는 장기적으로 외국 중앙은행의 미 국채 순매수 규모가 10억달러가량 감소할 때마다 2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2.4bp(1베이시스포인트=0.01%)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모기지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은 1987년 '블랙 먼데이'때처럼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붕괴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6월 내구재 주문(1.4% 증가) 등 경제지표들도 여전히 미국 경제의 호조를 웅변하고 있어 국채 수익률은 상승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경제지표가 좋은데 안전자산인 국채를 사들일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이미 외환보유를 상당부분 다변화해 포트폴리오가 적정 수준에 도달했으며 위안화 절상폭도 그리 크지 않아 미 국채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싱가포르 도이체방크의 제임스 말콤 선임 외환스트래티지스트는 "아시아 국가의 보유 외환 중에서 달러화 표시 자산은 전체의 3분의2 이하로 낮아졌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무역거래에서 주로 달러로 결제하고 달러표시 외채가 많은 점도 급격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설사 중국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미 국채를 매각하거나 매수량을 줄인다고 해도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인 일본이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 국채를 적극 사들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하지만 마이크 라이언 USB 채권리서치 담당 임원은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보유량을 급격히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오히려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져 경기가 후퇴할 가능성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세계 최대 미 국채 브로커인 캔터 피츠제랄드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연방기금금리가 연말에 4.25%까지 오를 경우 2년물 국채 수익률도 4.25%로 상승하겠지만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연말께 4.15% 정도 상승에 그쳐 금리역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장규호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