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운임 7개월새 3분의 1 토막] 해운 '3년 호황'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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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석탄 등 건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 컨테이너선 운임마저 조정받기 시작하면서 "3년간 누려온 해운호황이 끝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지표인 BDI(Baltic Dry Index)는 지난 26일 1951포인트를 기록,2년3개월만에 2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2003년 4월4일(1997포인트) 이후 최저치이며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 이하로 폭락했다.
BDI는 지난해 12월 6200포인트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올 2∼4월엔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듯 했다.
그러나 중국이 철광석 수입허가제를 도입한 지난 5월부터 벌크선 운송물량이 급감하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변수에 세계적 철강 감산까지 겹쳐
벌크선 운임이 급락하는 데는 중국 변수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본격적인 철강경기 억제에 들어가면서 철광석 물동량이 급감한데 반해 선복량은 늘어나 운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철광석 수입제한 조치를 단행한 중국은 최근엔 300개에 달하던 수입업체 수를 150개로 구조조정했다.
이 같은 중국변수에 더해 철강제품 가격 하락으로 세계 주요 제철소가 잇따라 감산에 들어가 운임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 브라질 투바라오항에서 철광석을 싣고 프랑스 최대의 제철소가 인접한 던커크항까지 이동하는 16만t급(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운임은 작년 말 t당 27달러에 달했으나 최근엔 1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또 석탄 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리차드베이항에서 프랑스 르하브르항으로 향하는 7만t급(파나막스) 운임도 같은 기간 t당 37달러에서 11달러로 폭락한 상황이다.
하반기 중 219척의 벌크선이 집중적으로 선사들에 인도되는데다 중국에 이미 수입한 철광석이 4000만t이나 쌓여 있어 운임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컨테이너 운임도 조정국면으로
벌크선 운임이 7개월 새 3분의 1토막으로 추락하는 가운데 그나마 버팀목이 됐던 컨테이너선 운임도 조정국면에 본격 돌입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컨테이너 운임은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상승 기조가 최근 꺾이면서 조정국면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02년 초부터 상승세를 보여온 컨테이너선 종합용선지수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종합용선지수는 해운시장에서 컨테이너선을 빌리는 데 필요한 용선료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를 통해 운임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
컨테이너선 종합용선지수는 지난달 15일 2079.79포인트로 3년 만에 하락세로 반전한 데 이어 6월 말엔 2067.8포인트,이달 20일엔 2023.5포인트까지 하락했다.
해운업계는 컨테이너 성수기로 접어드는 6,7월에 용선료지수가 하락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형 선사들이 늘어난 선복을 채우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운임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