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 LG전자 상무 jqueen@lge.com > 최근 LG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대기업 3곳이 미국의 저명한 브랜드 평가기관인 인터브랜드의 평가 순위 100위 안에 들어갔다는 뉴스를 접했다.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그간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경주해 왔는가를 돌이켜 보면 뜻 깊은 일이다. 많은 나라에서 고객의 주요 구매 결정 인자를 찾기 위한 소비자 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이 경우 브랜드와 가격,기능이 엎치락뒤치락 1,2,3위를 차지하고 보통 그 뒤를 이어 디자인이 자리한다. 가격과 기능,브랜드 가치가 동일하다고 전제하면 디자인은 고객의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인 것이다. 많은 기업이 제품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고는 하는데 이는 기능이나 성능,가격의 수준이 비슷해지면서 제품 간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자인 경쟁력은 제품의 기본적인 성능과 브랜드 파워,마케팅 활동이 뒷받침될 때 빛나는 것이지 디자인만의 힘으로 제품 구매를 늘리겠다는 생각은 무모한 것이다. 무릇 디자인이란 제품이 가지고 있는 모든 속성이 결집돼 나타나는 것이므로 디자인이 우수하면 나머지 요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에 의해 가격이 같은 경우 더 많은 구매를 이끌어내고,심지어 값이 높아도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하게 되면 이는 디자인에 의해 프리미엄이 형성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어떤 브랜드 제품은 디자인이 좋아서 신뢰가 간다. 그래서 많은 구매가 일어날 경우 오랫동안 축적된 해당 브랜드의 굿디자인이 브랜드 가치의 일부분으로 편입된 결과일 것이다. 현재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고 있는 루이비통의 체리 시리즈는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인 다카시 무라카미가 디자인 한 것으로,처음 그 디자인을 접한 사람들은 고전적인 바탕무늬 위에 튀는 체리 디자인이 조금은 어색하다고 느꼈으나 일본에서는 루이비통과 디자이너의 이름을 브랜드로 걸고 마케팅한 결과 대 히트를 친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디자인을 접할 때 누구나 확신이 부족해 약간의 머뭇거림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많은 굿 디자인 후보가 이렇게 사장된 예가 다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굿 디자인' '히트 디자인'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브랜드를 포함한 디자인 마케팅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