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숲에 가뭄이 들어 먹을 것이 부족했다.


그래서 모든 동물들이 같이 모여 음식을 어떻게 나눠먹을지 의논했다.


"내가 보기엔 모든 동물이 똑같은 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토끼가 대담하게 말했다.


"너 말 한번 잘 하는구나." 사자가 말했다.


"너에게 우리와 같은 발톱과 이빨이 있었다면 네 말이 좀더 설득력이 있었을 텐데 말이야."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만나는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을 보며 나는 이 우화에 나오는 토끼를 떠올린다.


우리 주변에 이런 토끼들이 얼마나 많은지.촌철살인(寸鐵殺人)의 짧은 이야기들은 언제나 우리의 급소를 찌른다.


급소를 찔린 아픔도 잠시,그 이야기가 주는 통쾌함이란!


언제부터인가 경영자나 관리자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책들이 점점 어려워지는가 하면 두꺼워지고 있다.


경영의 구루,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탁월한 컨설턴트,새로운 이론의 창시자들이 내놓은 책들이 경영의 난제에 분명 해답을 줄 터이지만 가끔은 귓가로 지나가는 이야기들이 더 소중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경영우화'(고명 엮음,미래의창)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귓가로 지나가는 이야기라고 한 것은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이 낯익은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쩌면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끔 생각이 막히거나 기분전환이 필요하면 이 책을 집어 들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 거기에 나온 이야기를 읽는다.


숲속 왕인 호랑이의 고독을 읽으며 잠시 동병상련의 느낌을 가지기도 하며 설계사와 개구리 이야기를 읽으며 웃음을 짓기도 한다.


록펠러 회장의 귀에까지 들어간 '배럴당 4달러'라는 일화는 투철한 직업정신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를 극명하게 말해준다.


특히 투자자들에게는 '칠면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칠면조 11마리를 잡으려던 사람이 상자 안에 12마리가 들어가자 매우 좋아했다.


그런데 문을 닫으려는 찰나에 1마리가 빠져나갔다.


그는 1마리가 아까워 다시 들어가게 하려고 문을 열어 두었다.


그러자 그 사이 2마리가 또 빠져나갔다.


그는 나간 3마리 중 2마리만 들어가면 문을 닫으려고 했으나 그 사이에 또 3마리가 빠져나갔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그 상자에는 1마리의 칠면조도 남지 않게 됐다.


때때로 재빨리 손실을 막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렇게 쉬운 이야기로도 전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