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0여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지만 막상 투자 종목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상당수 종목이 올초보다 서너배씩 뛰었고,많이 오른 종목은 10배가량 급등했다.


매물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높아 쉽사리 사기가 어렵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 하면 살만한 종목은 여전히 널려 있다.


포인트는 주가가 기업가치를 반영하고 있느냐를 따지는 것이다.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턱없이 낮다면,그동안 주가가 얼마나 올랐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안된다.


대표적인 게 땅이나 현금이 많은 자산주다.


아직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배 이하인 종목이 많다.


이론적으로 당장 청산해도 주식을 파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종목들이다.


알짜배기 자회사를 갖고 있는 지주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우량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모두 반영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만,대부분 투자가들은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PBR가 낮은 자산가치 우량주를 관심주로 제시했다.


고려제강 대우차판매 대한전선 대한제분 삼부토건 세방기업 태광산업 풍산 한국공항 현대백화점H&S 등 10개 종목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PBR가 모두 1배 미만으로 시가총액이 청산가치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 대우차판매와 삼부토건은 땅 부자 기업으로 꼽힌다. 대우차판매는 인천 송도매립지에 28만평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인근 송도신도시 개발에 따른 수혜가 부각되고 있다.


당장 개발이 이뤄지지는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자산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삼부토건도 충남지역에 23만평을 포함해 전국 요지에 100만평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현금이 넘치는 기업도 있다. 대한제분은 현금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 1040억원어치와 자회사 지분 1575억원어치에 갖고 있다.


김동준 굿모닝신한증권 기업조사팀 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단기급등한데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원화가치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조정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주보다는 저평가된 자산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지분가치가 시가총액보다 큰 지주회사나 준지주회사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두산이 대표적이다. 요즘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변수로 떠오른게 변수지만 자회사 지분가치만 따져보면 두산만큼 저평가된 기업을 찾기도 힘들다. 두산은 현재 삼화왕관(지분율 44.7%) 오리콤(58.6%) 두산중공업(41.5%)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들 자회사의 지분가치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모두 7772억원에 달한다. 반면 지주회사 격인 두산의 시가총액은 2725억원에 불과하다. 이론적으로 두산 주식을 사면 그보다 3배 정도 비싼 자회사 지분을 손에 쥐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LG도 두산처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지주회사다. ㈜LG의 시가총액은 4조5382억원으로 LG전자(36.1%) 데이콤(39.8%) LG텔레콤(37.4%) 등 자회사 지분가치(5조2243억원)보다 적다. 또 농심홀딩스 세아홀딩스 대웅 등도 자회사 지분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도주가 내수주에서 수출주,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이동한 가운데 뒤를 이어 부각될 차기주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지주회사 테마가 유력한 후보"라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