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꾹꾹 눌러쓴 희망편지 '어머니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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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파이더맨 버슨 햄.그가 맨손으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반에 성공하자 고소공포증 치료 연합회장이 심리고문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1042번 회원정보를 찾아보라고 말했다.
그걸 본 회장은 경악했다.
그도 과거에 심각한 고소공포증 환자였다.
회장이 그의 성공비결을 듣기 위해 집으로 찾아갔더니 94세 할머니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 할머니는 손자의 기네스북 기록을 축하하기 위해 100km를 쉬지 않고 걸어왔던 것이다.
'어머니의 편지'(우장훙 엮음,임병진 옮김,넥서스북스)에 나오는 얘기다.
남편과 이혼한 뒤 무일푼으로 고생하면서도 아들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키워낸 중국 여인.열여섯살 아들을 유학보낸 뒤 일주일에 한 통씩 부친 편지가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녀는 위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렇게 기적은 용기를 잃지 않고 괴로움을 견뎌낸 자에게 내려지는 축복이란다.
아들아,꼭 기억하렴.기적은 네게도 올 수 있단다.
네가 포기하지 않는 한"이라고 썼다.
스페인의 한 아버지와 아들 얘기도 뭉클하다.
집 나간 아들을 애타게 찾다 지친 아버지는 신문에 공고를 냈다.
"사랑하는 파커,내일 정오 마드리드 신문사 입구에서 기다리마.과거 잘못은 일절 묻지 않겠다.
사랑한다." 다음날 정오 신문사 입구에는 800여명의 '용서를 기다리는 파커'들이 몰려들었다.
파커는 스페인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 얘기 끝에 어머니는 "아들아,화목은 서로 포용하고 용서함으로써 이뤄진단다"라는 가르침을 덧붙였다.
다섯살 때 아버지를 잃고 평생을 실패만 거듭하다 사회복지금 105달러를 달랑 쥐고 '마지막 생계'를 위해 패스트푸드점을 열었던 KFC 창업자 커넬의 사연을 들려주며 "KFC의 황제가 이렇듯 실패로 점철된 인생을 살았을 거라고 누가 생각하겠니.그의 성공은 끝끝내 절망하지 않은 데 있단다"라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희망의 힘을 일깨운다.
지난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13억 중국인을 울린 이 책에는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의 사랑과 격려,삶의 지혜가 아름답게 녹아있다.
200쪽,98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