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29일 발표한 골프장 회원권 기준시가를 둘러싸고 통계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8일 오전 8월1일부터 적용되는 회원권 기준시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이튿날 재발표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당초 발표자료에서는 올 들어 골프장 회원권값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 기준시가가 작년 8월보다 0.1% 상승에 그친 것으로 돼 있어 '통계오류'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회원권 기준시가는 지난 99년 이후 매 6개월 단위로 정기고시되며 상승률은 항상 직전 고시 때와 비교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된 것.국세청은 자신들이 관례대로 만들어왔던 직전 고시(2004년 12월) 대비 자료는 아예 준비도 안 했다. 다음날 언론사의 요구에 따라 국세청은 직전 고시대비 상승률을 계산해 재발표했다. 상승률은 11.6%로 나타났고 일부 회원권 가격은 66% 오른 곳도 있었다. '상승률 0.1%'가 11.6%로 바뀐 것이다. 국세청이 골프회원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을 감추기 위해 자의적으로 통계기준일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남문 재산세과장은 "과거에는 어떻게 해왔는지 모르겠지만 흐름을 알려면 작년 것과 비교하는 게 맞다. 작년 12월에는 예외적으로 수시고시를 했기 때문에 그 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기준시가를 발표할 때마다 직전고시와 비교하던 스스로의 관례도,가격 변동을 보여줘야 하는 상식도 모두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세청 입장에서 골프장 회원권값마저 크게 올랐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