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미래파 굿바이 피지 에센스'는 올해 남성 화장품 시장의 최대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지난 4월 출시 후 석 달여 만에 7만6000여개(약 13억원)가 팔렸다.


TV광고에는 다소 부적절하게 느껴지는 '개기름' 멘트를 전면에 내세운 직설적인 광고로 남성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낸 게 인기 비결이다.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남성들의 73% 정도가 모공 뾰루지 여드름 번들거림 등 피지 때문에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장일치로 올 여름 신제품을 피지 조절 에센스로 결정했지요.


의견이 갈리기 시작한 건 신제품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를 논의하면서부터였습니다.


남성들의 피부 고민은 쉽게 말해 '개기름'인데 그 말을 쓸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이죠."(임중식 미래파 브랜드매니저)


소비자들이 접하게 된 CF는 비장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남자가 흘리는 두 번째 눈물'이라는 내레이션을 배경으로 모델 조인성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갑자기 '개기름?'을 외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내용이다.


최종 광고가 결정되기까지 반대 의견도 많았다.


'화장품은 이미지가 생명인데 개기름은 너무 파격적이다''너무 저속한 표현이라 심의에서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두 번째 눈물'이라는 표현도 공중화장실 소변기에 붙어있는 문구를 연상시킨다' 등등.


그러나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남성들에겐 본인들 스스로 겪고 있는 피부 고민을 직설적으로 과감하게 얘기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데 최종 의견을 모았다.


상품 이름도 '토털 클리어 에센스''리얼 라이브 에센스' 등 영어로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효능은 제대로 알기 어려웠던 예전의 작명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기로 했다.


피지분비 조절 기능을 단박에 알 수 있는 '굿바이 피지 에센스'는 그렇게 결정된 것이다.


태평양은 연말까지 굿바이 피지 에센스 단일 품목으로 50억원의 매출액을 기대하고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