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베이징 6자회담] 한-미, 남-북 연쇄접촉‥최대 공약수 찾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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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북핵 6자회담이 4일째에 접어들면서 참가국들은 회담 공동문건 초안 마련을 위한 절충점 찾기에 들어갔다.
미국은 29일 오후 2시30분에 열린 전체회담 수석대표회의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핵심 당사국인 북한과 양자협의를 가졌다. 이번 6자회담을 시작한 이후 전날 2시간40분에 이어 네 번째 양자협의다. 한국과 미국의 수석대표 접촉,남한과 북한의 양자협의 등 수석대표회의에 앞서 긴박한 연쇄접촉이 이어졌다.
◆최대 공약수 찾기
우리측 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수석대표 회의에 앞서 "각국이 공약할 수 있는 부분,약속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얘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을 짚어보면 일단 이날 수석대표회의가 열린 것만으로도 공동문건에 들어갈 '제목뽑기'는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가장 큰 아젠다(Agenda)는 각국이 기조연설을 통해 밝힌 대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원칙이다. 각 참가국들이 기조연설에서 한 목소리로 강조한 내용이다. 핵심 당사국인 북·미 양측은 이날 양자 협의에서 핵폐기의 내용과 범위,안전보장 제공 및 북·미 간 관계정상화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집중적인 협의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 북한이 내세운 남북한의 비핵지대화나 미국이 제기한 북한의 인권,미사일 문제는 일단 중·장기적 사안으로 미뤄두기로 의견접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회담 성과도출을 위한 일종의 '가지치기'인 셈이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으로 설정,직접적인 언급을 피해갔다.
◆향후 일정은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전날 북한과 만나면서 어떤 비핵화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지 서로 배울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컨센서스(합의)를 이루지 못해 앞으로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가 쟁점이 되고 있음과 동시에 앞으로도 합의도출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함을 나타낸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3박4일에서 마침표를 찍었던 종전 1~3차 6자회담과는 달리 참가국들이 주말을 함께 보내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수석대표회의 결과를 토대로 주말을 이용,각국은 양자 및 다자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아나가는 본격적인 조율에 들어갈 전망이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다음주에 접어들어 참가국 공동의 초안 작성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