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재테크에서는 부인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스펀 의장이 28일 공개한 재산운용 현황에 따르면 그는 금융자산 전부를 금리는 낮지만 가장 안전한 미국 국채인 재무부 증권과 머니 마켓 어카운트(저축계좌)에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작년 기준으로 330만달러에서 640만달러 사이다. 공개자료에는 특정 금액이 아닌 일정 범위만 나와 있으며,2003년에 비해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통화정책의 사령탑으로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개별 주식은 전혀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스펀 의장이 지난해 이들 금융자산에서 얻은 소득은 3만3000달러에서 8만700달러.공개된 재산 범위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1∼1.3%에 불과하다. 반면 부인인 앤드리아 미첼(NBC TV 기자)은 남편을 능가하는 재테크 능력을 발휘했다. 미첼의 재산은 그린스펀의 3분의 1 수준(100만∼250만 달러) 밖에 안되지만 지난해 2만7000∼8만1200달러를 번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률은 2.7∼3.3% 수준으로 그린스펀 의장이 거둔 수익률의 3배에 달한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주식보다 국채를 선택하는 그린스펀 의장의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첼은 주식 위주의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그린스펀 의장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첼은 세계적 맥주회사인 안호이저 부시와 토마토 케첩을 만드는 하인즈,킴벌리클라크,월마트,화이자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