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화장품 시장에 가맹점들이 가맹본부를 바꾸는 말 갈아타기가 유행이다. 업체들마다 한정된 상권을 놓고 브랜드숍 가맹점 모집에 열을 올리다보니 마진율이나 판촉 지원 등이 더 좋은 경쟁업체로 매장을 바꾸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핵심상권 중 하나인 종로에서 에이블씨엔씨 '미샤' 매장수가 기존 3개에서 최근 1개로 줄었다. '미샤' 종로 1호점과 2호점이 지난 2월과 6월 각각 소망화장품 '뷰티크레딧'과 스킨푸드 '스킨푸드'로 바뀌었기 때문.종로 상권처럼 올 상반기 '미샤' 매장 중 '더페이스샵''스킨푸드''뷰티크레딧' 등 경쟁사 매장으로 전환한 곳은 10곳이다. 도도화장품 '도도클럽'의 대구 동성로 매장 두 곳도 '뷰티크레딧'과 '스킨푸드'로 각각 간판을 바꿔달았다. 경쟁 업체로의 '말 갈아타기' 현상은 프랜차이즈 계약만료시점이 다가오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브랜드숍을 대상으로 후발 업체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집중 포화를 받는 곳은 선발 업체인 '미샤'(2003년 7월 가맹점 모집개시)지만 올 연말께부터는 '더페이스샵'(2003년 12월) '뷰티크레딧'(2004년 11월) '스킨푸드'(2004년 12월) 등 후발주자끼리도 계약 만료 시점을 기해 연쇄 이동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7월 말 기준 국내 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은 △더페이스샵 338개 △미샤 292개 △뷰티크레딧 47개 △스킨푸드 31개 등 '빅4'만 따져봐도 708개다. 군소 업체까지 감안할 경우 약 8000개 화장품 전문점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태평양도 지난 5월 저가 색조 브랜드숍 '휴영'을 오픈한 데 이어 이달 중 자회사 에뛰드를 통해 브랜드숍 가맹사업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져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 저가 화장품 시장은 작년(2000억원대)의 1.5∼2배에 달하는 3500억∼4000억원 선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전체 시장의 8∼10% 정도를 저가 시장의 한계치로 추정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