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21일 위안화 절상을 단행한 이후 당초 우려와 달리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미미했다. 1주일간의 위안화 환율 변동폭도 중국 정부가 허용한 하루 변동폭(상하 0.3%)에 훨씬 못 미쳤다. 중국측은 "인위적인 절상 개입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미국 등으로부터의 추가 절상 압력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국내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중국 외환시장은 지금 '정중동(靜中動)'의 상태"라고 평가했다. ◆위안화 환율 제자리걸음 위안화 절상 조치의 핵심은 당시 달러당 8.28위안이던 환율을 8.11위안으로 낮추고(2.1% 절상) 하루 변동폭을 상하 0.3%로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한 외국계 투자은행은 "위안화가 매일 0.3%씩만 절상돼도 두 달간 총 19.4% 절상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수년간 유지되던 고정환율제(달러화 페그제)의 '빗장'을 푼 이상 절상 압력이 그만큼 클 것이란 얘기였다. 그러나 절상 조치 이후 최근일까지 위안화 환율은 불과 0.05% 절상(22일 8.1100위안→29일 8.1056위안)되는 데 그쳤다. 김석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채택한 복수통화바스켓 제도하에서 환율은 유로화 엔화 등의 움직임을 수동적으로 반영해 움직이게 되는데 이들 통화가 위안화 절상 조치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위안화의 하루 변동폭을 상하 0.3%로 허용하긴 했지만 환율이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걸 중국 정부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외환당국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추가 절상 여부 관심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중국이 향후 추가 절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 절상으로는 대외 불균형 시정에 별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위안화 절상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미국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향후 환율 수준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달러·위안 NDF(차액결제선물환) 1년물 환율이 현재 환율보다 훨씬 낮은 7.3∼7.7위안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이런 기대감 때문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지난 29일 "정부 주도의 환율 조정은 다시 없을 것"이라며 추가 절상 기대감에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 조치 이후 미국 의회에서 "추가 절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중국은 보복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강경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어 중국 당국이 언제까지 이런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