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주도해 온 글로벌 기업들이 디자인에 올인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8월8일자)는 생활용품 업체인 P&G와 세계적 제조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디자이너를 대거 채용하고 창의적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디자인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업들은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것 만으로는 아시아와 유럽의 경쟁자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혁신적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왔으며 이를 통해 매출 증가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디자인에 올인 P&G 최고경영자(CEO)인 AG 래플리는 2001년 디자인 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클라우디아 코츠카를 선임한 후 디자인 경영을 본격화했다. P&G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수천명의 임원과 중간 관리자를 해고했지만 디자인 관련 직원은 4배나 늘렸다. P&G 디자이너들은 특히 현장에서 고객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제품 아이디어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P&G는 물을 묻히지 않고 정전기를 이용해 먼지를 청소하는 '스위퍼'(swiffer)란 제품과 욕실 전용 청소기인 '미스터클린 매직리치'를 개발,큰 성공을 거뒀다. P&G는 이를 바탕으로 2002년 이후 연 평균 13%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GE의 제프 이멜트 회장도 전임 잭 웰치 회장이 도입했던 6시그마 같은 원가절감 방법만으로는 지속적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디자인을 혁신한 신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멜트는 혁신 담당 임원으로 베스 콤스톡을 임명하고 '상상력 약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많은 디자이너와 혁신가를 동원,80개 신제품을 개발했다. GE는 이를 통해 작년 매출 성장률을 14%로 높였다. 비즈니스위크는 뉴욕시와 민간기업이 지붕위에 빈차 여부를 글자로 나타내도록 디자인한 택시처럼 기존 제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결합해야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대학도 디자인 강화 기업에서 디자인 관련 수요가 늘어나자 미국의 유명 경영대학도 디자인스쿨을 만들고 관련 강좌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경영대학원과 일리노이공대는 디자인스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일리노이 공대 디자인스쿨의 패트릭 피트니 교수는 "졸업자의 절반은 디자인 부서가 아닌 전략,마케팅,조사 담당 부서로 가고 있으며 맥킨지 같은 컨설팅회사도 디자인 스쿨 졸업생을 많이 채용한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