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가전업체 "살아남아야 한다"..옛 명성찾기 치열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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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 가전업체들이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변신에 나섰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위니아만도 아남전자 이트로닉스 동양매직 등은 기존 주력사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나서는가 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노리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일부는 대형 가전업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중견 가전업체는 외환위기 이후 막강한 마케팅 능력을 가진 대형 가전업체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 업체 사이에서 '샌드위치'형 사업위기를 겪어왔다.
◆블루오션 개척형
90년대까지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국내 TV시장을 주름잡던 아남전자는 지난해 12월 TV사업에서 손을 뗐다.
대기업들과의 출혈경쟁으로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아남전자는 올해부터 오디오와 셋톱박스라는 새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오디오 부문에서는 마란츠 데논 하만카든 등 유명 업체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셋톱박스의 경우 통신기기 전문업체인 휴맥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여기에 올해 중국 둥관에 2개의 오디오 셋톱박스 생산라인을 증설,전체 제조라인수를 12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 같은 신규 사업영역을 공략,올해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게 아남전자의 계획이다.
현재 법정관리 중인 이트로닉스(옛 해태전자)도 블루오션형 생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과거 주력 제품이었던 보일러 자판기 PC유통 반도체 검사장비 등을 정리하고 오디오와 통신용 중계기에 집중하고 있다.
◆정면 대응형
김치냉장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위니아만도는 올해 사업 전략을 '수성(守成)'으로 정했다.
지난 95년 '딤채'를 출시한 이래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으나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형 가전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안심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위니아만도는 8월 말께 디자인과 기능을 한층 강화한 딤채 신모델을 출시한다.
딤채와 함께 에어컨 공기청정기 이온정수기 등 4대 웰빙 가전제품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대형 가전업체에 정면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비록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데다 올 하반기 매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더이상 밀려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다.
40인치 이상 대형 LCD TV사업에 진출하고 삼성전자 LG전자가 선점한 슬림형 브라운관 TV시장에도 10월께 뛰어들 계획이다.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형
한때 국내 고급 주방가전 업계 선두주자였던 동양매직은 가스레인지 오븐 식기세척기 김치냉장고 등 기존 주력사업 외에 최근 현대통신과 손잡고 빌트인 가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방가전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아직 자리잡지 못한 빌트인 시장을 노려보겠다는 전략이다.
또 삼성전자가 철수했던 비데 사업을 강화하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과거 오디오 분야의 선두주자였던 롯데전자는 지난 2001년 김치냉장고에 이어 2003년에는 MP3플레이어 시장에 진출하고 냉풍기 등 틈새형 가전과 방송용 장비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형호·이태명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