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일자) 해외 나가서 쓰는 돈 지나치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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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8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1억6000만달러에 비해 33.9%나 줄어들었다.
상반기 중 고유가가 지속되고 환율이 큰폭으로 하락하는 등 여건이 크게 나빠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같은 경상수지 흑자 감소가 해외여행을 비롯한 유학ㆍ연수 등의 비용지출이 급증,서비스수지 적자액(61억달러)이 무려 77%나 늘어난데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걱정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대기업과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시행에 들어간 주5일 근무제가 정착돼 가면서 상반기 중 여행수지 적자규모가 43억8000만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해외유학 연수비가 15억3000만달러로 40.3%나 늘어났다.
가라앉은 국내 경기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내수시장 활성화가 시급한 마당에 오히려 해외로 돈이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해외에서 돈을 쓴다고 해서 그것을 나쁘게만 보기는 어렵다.
근래 들어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지속적으로 흑자를 나타내면서 외환보유고가 크게 늘어나고,이로 인해 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 압박을 받는 것은 물론 막대한 외환관리비를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왔다.
실제로 올 상반기 자본수지의 순유입액은 46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억8000만달러에 비해 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점에서 외환보유액을 생산적인 일에 사용한다면 이를 오히려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부진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적인 부문보다는 오히려 해외에서의 소비성 지출이 급속도로 확대됨으로써 서비스수지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는 민간투자의 부진 등으로 인해 올 상반기 성장률이 3%에 머무르는 등 저성장 늪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고유가 등으로 인해 대외적인 여건 또한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경쟁하듯 해외로 나가 돈을 쓸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
성장잠재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나가야 할 때다.
무엇보다도 공교육 수준을 끌어올리고 관광 레저 등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해외로 돈이 과도하게 빠져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