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은 서럽다 .. 재고정리 미끼 '1+1'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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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이마트 용산점 파이류 매대.같은 초코파이라도 오리온 제품은 850g짜리 1박스에 3250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롯데 제품은 640g 1박스에 추가로 1박스를 더 붙여 '1+1 행사'를 하면서도 2750원에 팔리고 있었다.
100g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오리온이 383원,롯데가 214원이다.
'1등 제품'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에 '2등 제품'인 롯데 초코파이는 반값 정도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고객들 머리 속에 1등으로 각인된 제품들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로 유통업체들까지 좌지우지하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2등 상품'이나 '미투 상품(타사의 신제품을 모방한 제품)'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 출혈 경쟁을 감수한다.
특히 유통업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수시로 여는 각종 기획행사에 1등은 열외지만 2등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매장에서 추방되는 불이익이 내려질지도 모르기 때문.
롯데가 초코파이에서 눈물 나는 2등이라면,반대로 오리온은 '자일리톨껌'에서 똑같은 설움을 겪고 있다.
오리온은 롯데보다 한 발 앞선 지난 96년 자연물에서 자일리톨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제품화에 실패한 후 2001년 뒤늦게 스틱형 '자일리톨껌'을 내놓았으나 고객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오리온은 소매가 4500원인 리필형 103g짜리 2봉을 합쳐 3450원에 , 54g 짜리 용기제품은 980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 제품(54g으로 환산하면 1825원)의 절반인 셈.
오리온 관계자는 "한국식품연구소 시험에서 롯데 제품의 자작나무 추출물 자일리톨과 오리온의 옥수수대 추출 자일리톨은 성분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왔으나 고객들이 몰라준다"며 2등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정 브랜드가 점점 강화돼 사람들의 머리 속에 '초코파이는 오리온,껌은 롯데'라는 식으로 굳어져 버리면 비록 가격민감 상품일지라도 낮은 가격만으로 고객을 빼앗아올 수 없게 된다"며 "그런 경우 2등 제품의 가격할인공세는 1등 상품의 '픽스드 프라이스(fixed price)전략'(가격을 높게 고정시켜 바꾸지 않음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전략)에 들러리만 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자발적인 가격 인하보다 2등을 더 서럽게 하는 것은 할인점의 기획행사 참여.브랜드 파워를 가진 1등 제품은 빠지지만 2등 제품은 할인점의 각종 고객 유치 할인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2등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미 가격을 낮춘 상태에서 다시 '후려치기' 당하거나 재고정리를 미끼로 '1+1'을 요구받을 때는 자식이 매맞고 들어오는 것을 보는 것처럼 속이 쓰리다"면서 "하지만 공장은 계속 돌려야 하는 처지라 요구를 안 들어줄 수도 없다"고 털어놓는다.
할인점도 할 말은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1등 제품을 행사에 참여시키고 싶지만 파워를 가지고 있어 어쩔 수 없다면서 1등 제품은 사실상 판매 가격까지 '쥐락펴락'한다고 전했다.
'오리온 초코파이''롯데 자일리톨''농심 신라면''에너자이저 건전지''해태 홈런볼' 등은 할인점들과 '맞짱 떠도' 될 만큼 힘이 있다는 얘기다.
물론 2등 중에서 저가정책을 외면하는 제품도 있다.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은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피죤'에 밀리지만 일부 소매점에서 더 비싸게 팔기도 한다.
낮은 가격 대신 '무방부제'임을 강조하는 마케팅에 집중한 케이스.오강국 과장은 "샤프란이 아직 2등인 것은 맞다.
그럼에도 저가정책을 쓰지 않는 것은 '싸구려'라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100g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오리온이 383원,롯데가 214원이다.
'1등 제품'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에 '2등 제품'인 롯데 초코파이는 반값 정도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고객들 머리 속에 1등으로 각인된 제품들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로 유통업체들까지 좌지우지하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2등 상품'이나 '미투 상품(타사의 신제품을 모방한 제품)'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 출혈 경쟁을 감수한다.
특히 유통업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수시로 여는 각종 기획행사에 1등은 열외지만 2등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매장에서 추방되는 불이익이 내려질지도 모르기 때문.
롯데가 초코파이에서 눈물 나는 2등이라면,반대로 오리온은 '자일리톨껌'에서 똑같은 설움을 겪고 있다.
오리온은 롯데보다 한 발 앞선 지난 96년 자연물에서 자일리톨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제품화에 실패한 후 2001년 뒤늦게 스틱형 '자일리톨껌'을 내놓았으나 고객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오리온은 소매가 4500원인 리필형 103g짜리 2봉을 합쳐 3450원에 , 54g 짜리 용기제품은 980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 제품(54g으로 환산하면 1825원)의 절반인 셈.
오리온 관계자는 "한국식품연구소 시험에서 롯데 제품의 자작나무 추출물 자일리톨과 오리온의 옥수수대 추출 자일리톨은 성분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왔으나 고객들이 몰라준다"며 2등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정 브랜드가 점점 강화돼 사람들의 머리 속에 '초코파이는 오리온,껌은 롯데'라는 식으로 굳어져 버리면 비록 가격민감 상품일지라도 낮은 가격만으로 고객을 빼앗아올 수 없게 된다"며 "그런 경우 2등 제품의 가격할인공세는 1등 상품의 '픽스드 프라이스(fixed price)전략'(가격을 높게 고정시켜 바꾸지 않음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전략)에 들러리만 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자발적인 가격 인하보다 2등을 더 서럽게 하는 것은 할인점의 기획행사 참여.브랜드 파워를 가진 1등 제품은 빠지지만 2등 제품은 할인점의 각종 고객 유치 할인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2등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미 가격을 낮춘 상태에서 다시 '후려치기' 당하거나 재고정리를 미끼로 '1+1'을 요구받을 때는 자식이 매맞고 들어오는 것을 보는 것처럼 속이 쓰리다"면서 "하지만 공장은 계속 돌려야 하는 처지라 요구를 안 들어줄 수도 없다"고 털어놓는다.
할인점도 할 말은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1등 제품을 행사에 참여시키고 싶지만 파워를 가지고 있어 어쩔 수 없다면서 1등 제품은 사실상 판매 가격까지 '쥐락펴락'한다고 전했다.
'오리온 초코파이''롯데 자일리톨''농심 신라면''에너자이저 건전지''해태 홈런볼' 등은 할인점들과 '맞짱 떠도' 될 만큼 힘이 있다는 얘기다.
물론 2등 중에서 저가정책을 외면하는 제품도 있다.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은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피죤'에 밀리지만 일부 소매점에서 더 비싸게 팔기도 한다.
낮은 가격 대신 '무방부제'임을 강조하는 마케팅에 집중한 케이스.오강국 과장은 "샤프란이 아직 2등인 것은 맞다.
그럼에도 저가정책을 쓰지 않는 것은 '싸구려'라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