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 장정은 누구인가] '대장정'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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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은 4라운드내내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뺏기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 우승을 했으며 세계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35·스웨덴)과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벌여 이겼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우승 상금 28만달러를 받은 장정은 시즌 상금 74만4161달러로 상금랭킹도 6위로 수직상승했다.
박세리와 이웃집에 살았던 장정은 대전 중앙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에 입문했다. 유성여고 박세리 직계 후배인 그녀는 화려한 아마추어시절을 보냈다. 유성여고 시절인 97년 한국여자오픈에서 김미현을 꺾고 정상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했고 이듬해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도 우승했다. 이어 김주연과 함께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프로로 전향한 후엔 험난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99년 프로테스트 이론시험 답안지 작성 과정에서 답을 한칸씩 밀려 쓰는 어이없는 실수로 낙방한 장정은 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 퀄리파잉스쿨에서 조건부 출전권을 따낸 뒤 18경기에서 '톱10'에 5차례 입상함으로써 이듬해 전경기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해 세이프웨이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의 기회를 잡았으나 1홀을 남기고 김미현에게 동타를 허용한 뒤 연장에서 패한 후 우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초창기에는 스폰서도 있었으나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자 어떤 회사도 주목하지 않는 무적상태가 됐다. 얼마 안되는 상금으로 투어 경비에다 훈련비 생활비까지 대야하는 힘겨운 나날이 계속됐다. 23년간 경찰관으로 재직하다 딸을 위해 명예퇴직한 아버지는 퇴직금까지 쏟아부었고 어머니 이경숙씨(53)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뒷바라지에 나섰다.
그러다가 투어에 적응하면서 톱랭커를 가늠하는 잣대라 할 수 있는 '톱10' 진입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 9회,올해도 벌써 7회나 들었다.
변방에서 주무대로 단숨에 뛰어오른 장정은 반짝스타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활달한 성격으로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장정은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로도 인기가 높다. 딸 셋 가운데 막내인 장정의 불만은 언니 미경씨와 은경씨가 늘씬한 '키다리 미녀'인 반면 자신만 키 151cm의 '숏다리 미녀'라는 점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