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고배당 요구와 상장유지 비용 증가로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지난주 일본의 대표적 의류업체인 월드는 상장된 지분을 '경영자 인수(MBO)' 형식으로 공개 매입,도쿄 증시에서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시 관계자들은 월드처럼 실적이 좋은 업체가 상장을 철회하기로 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상장 철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계장비 제조업체로 도시바의 자회사였던 퉁갈로이를 비롯해 야요이(소프트웨어) 푸드X 글로브(식음료) 등도 최근 몇 년 새 도쿄 증시에서 자취를 감췄다. WSJ는 "일본 상장기업들이 경기 부진을 겪으면서 과거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처분했고 이 지분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게 되면서 상장 철회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분을 늘린 외국인 투자자들의 고배당 요구와 경영권 간섭이 확대되면서 아예 증시에서 떠나려는 기업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또 기업 공개 이후 금융감독 당국과 주주들의 간섭이 한층 심해져 경영진이 장기적 관점에서 결정을 내릴 여지가 크게 줄어든 점도 상장 철회의 배경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