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국내 최장수 기업인 두산그룹이 지난 21일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습니다. 대부분 3세 경영에 머물러 있는 다른 그룹과는 달리 4세 경영 시대까지 열었던 두산그룹이 뒤늦게 3세 형제간에 갈등이 벌어졌는지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악재로 작용하며 한때 약세를 보이던 주가는 외국인의 지분매입으로 크게 오르는 양상인데 오늘은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에 대한 지분경쟁과 M&A설, 주가 전망 등을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1] 우선 두산그룹의 회장자리를 놓고 시작된 형제간의 갈등을 정리해보자..왜 이런 일이 발생했나. [기자1] 두산이 그룹 회장을 박용성 회장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는데 기존의 박용오 회장이 비자금 문제 등을 폭로하며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두산그룹회장 체제전환 '잡음' 두산그룹은 지난 18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고, 그룹 회장이었던 박용오 회장을 두산 명예회장으로 추대했습니다. 지난 1896년 박승직씨에 의해 창립된 두산은 초대회장인 박두병 회장에 의해 근대적 경영체제를 확립했고, 그의 장남인 박용곤 회장에 의해 대기업으로 도약한 이후 96년 12월부터는 차남인 박용오 회장이 회장직을 맡아 왔습니다. 이에 따라 두산은 장남(박용곤), 차남(박용오), 3남(박용성)이 차례대로 그룹의 회장을 맡는 '형제 경영'의 전통을 만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두산그룹은 바로 오늘(8월 1일) 109년 창립기념일을 맞아 회장 승계 작업을 시작,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전 회장인 박용오씨의 반발로 내홍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앵커2] 두산그룹은 문제가 발생하자 긴급 이사회를 열어 박용오 전(前)회장을 두산.두산산업개발 회장에서 해임하고 서둘러 사태를 봉합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회장체제 재편 전후에 두산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어떻게 전개됐나. [기자2] 두산 주가는 최근 두달도 안되는 기간에 장기횡보에서 벗어나 큰 폭의 상승을 보였습니다. 음식료업종에 속한 두산은 전자.상사.출판 등 매출이 2조원대에 달하는 대형사지만 복잡한 사업구조와 경기에 민감한 사업이 많기 때문에 주가는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초까지 1만~1만2000원대에서 장기횡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7월초 두산의 주가가 특별한 이유없이 14,000원대까지 뛰어오르고 박용성 회장체제로 전환을 결정한 지난 7월 18일에는 15,000원대를 넘어섰습니다. 두산주가 상승 배경/ >대우증권 '우량한 자회사 지분가치'/ 우량자회사 삼화왕관.오리콤등 보유/ 지분가치 7700억원, 시가총액 2배상회/ >SK증권 '구조조정 성공 부실 제거'/ 대우증권은 두산이 보유한 삼화왕관 오리콤 두산중공업 등 자회사들의 지분가치가 두산의 시가총액 3천억원의 2배가 넘는 7700억원에 달해 저평가요인이 부각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SK증권은 두산이 대규모 상각을 통해 잠재 부실요인을 제거한데 이어 적자를 이어오던 외식사업부도 분사하는 등 구조조정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매수'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두산이 우량자회사를 보유한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고 현재 순차입금이 1조4000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회사 지분가치 7700억원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는 억지성이라는 지적이 나왔슴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른 것입니다. [앵커3] 박용성 회장 결정전에 미리 주가 움직임이 있었다는 주장인데 다른 이상한 점은 없었나. [기자3] 회장체제를 변경하기 전에 지주회사인 두산의 지분 변동이 활발하게 일어났고 계열사 정리 등 변화가 많았습니다. 지난 6일 일부 언론에서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에 대한 고 박두병 회장의 여섯형제들의 지분율이 거론되면서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두산 지분현황(05.3.31)/ 두산산업개발 24.68%/ 박용곤 3.94% 박용만 3.69%/ 박용성 2.76% 박용현 2.72%/ 박용오 1.74% 연강재단 2.18%/ 당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5남인 박용만 부회장의 두산 지분은 보통주 기준으로 82만4262주로 전체 주식의 3.72%에 달해 박용곤 명예회장의 3.94% 보유를 제외하면 오너일가 중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3남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61만6966주로 2.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남인 박용오 두산그룹 회장은 38만8990주로 1.76%만을 갖고 있어 동생인 박 부회장보다 지분율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 오리콤, 삼화왕관, 두산타워, 두산베어스 등 주요 계열사의 대주주로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 두산에 대한 지배력은 곧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과 직결되는 것인데 형제간의 지분구도가 1차로 언론의 촛점이 되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두산 계열사에 네오트랜스를 추가하고 두산스피리츠를 제외시키면서 OLED(전자발광다이오드)사업 강화를 위해 자회사인 비스톰을 전자부문에 합병시켰습니다. 두산 4세형제 80만주 매입 또한 지난 15일 두산산업개발은 현금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시간외 거래를 통해 두산 보통주 280만주를 두산그룹 4세 11명에게 두산 보통주 80만주를,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엔진과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150만주와 50만주를 주당 1만4000원에 매각했습니다. 이로써 박정원 두산상사 사장을 비롯한 두산그룹 4세 11명이 두산의 지분 2.9%에 해당하는 80만주를 나눠 가졌는데 이는 사실상 4세 경영을 염두에 둔 주식 분배로 추정됩니다. 이런 작업이 모두 이루어진 뒤 두산그룹은 지난 18일 박용성 회장체제로 전환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입니다. [앵커4] 회장체제를 바꾸기전에 지분정리와 계열사 정리가 일어났다는 얘기인데 '형제간의 분쟁'이 일어나는 동안 나타난 외국인의 지분메입 확대는 어떻게 된건가. [기자4] JF에셋자산운용은 29일 특별관계자와 함께 두산 주식 115만50주(5.12%)를 투자목적으로 장내에서 매수했다고 공시했고 두산 주가는 이날 가격제한폭인 17,100원까지 올랐습니다. 두산은 3남인 박용성 회장측과 차남인 박용오 전 회장측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 외국인이 우리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두산 전체 지분의 2% 정도인 약 50만주를 사들이면서 5%를 넘긴 것입니다. JP모간과 JF에셋의 두산 주식 대거 매집과 관련해 두산 관계자는 "자료 요청시기는 지난 21일 이전으로 이달 중순쯤 된다"며소위 형제의 난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두산그룹측은 "두산의 현재 내부지분율이 70%를 넘는 상태에서 적대적 M&A 시도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번 지분 인수는 적대적 M&A설을 재료로 활용하려는 단기 투자목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JF에셋, 두산 115만주 매입 JF에셋 홍콩법인 96만주(14050원)/ JF에셋 영국법인 7천주(13383원)/ JP모간 17만주(14255원)등 취득/ ->JF에셋 홍콩법인의 최대주주/ JF에셋은 두산 주식 115만주를 JF에셋 홍콩법인이 96만9000주(취득단가 14050원), JF에셋 영국법인이 7010주(13383원), JP모간은 17만3460주(14255원) 등이 취득했다고 밝혔는데 JF에셋 홍콩법인의 최대주주는 JP모간입니다. 결과적으로 형제간 지분 경쟁이 알려지고 외국인이 주식을 사면서 '제2의 소버린사태'와 같이 주가가 크게 요동을 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5] 두산그룹 내부 문제와 외국인 주식매집과정을 살펴보면 의문이 많은데 앞으로 두산의 주가흐름을 예상한다면. [기자5]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외국인 주식매집 해프닝은 일단락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기업 오너간의 대규모 지분 변동이 있었고 외국인의 5%이상 지분확대와 기관의 주식 매입을 고려하면 주가 변동성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인.기관 7월 매매현황/ 외국인 순매수 90만주 총200만주보유/ 지분율 4.96%->9.02%로 확대/ 기관 순매수 증가, 누적40만주/ 경영권 분쟁이후 매도,매수유지/ 두산이 주가 움직임이 활발했던 7월 한달간 외국인은 JF에셋의 50만주 매수를 포함해 총 90만주의 순매수가 이뤄지며 지분율이 4.96%에서 9.02%까지 늘었고 기관투자가 역시 같은 기간 40만주 가까운 순매수를 보였다가 형제간 분쟁으로 일부 주식을 팔았지만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산 대주주 4세들과 계열사가 매입한 가격이 14,000원 이고, JP모간이 대주주인 JF에셋펀드의 최근 매입단가가 13,300원~14,200원 사이로 비슷한 수준인 것을 보면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 두산 주가는 적어도 14,000원대 이상에서는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주주 측이나 외국계 펀드 모두 일정수준의 자본이득 없이 '체면 손상'과 '지분 5% 초과'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