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드 前국왕 장례식] 이슬람 보수주의 '와하비즘' 영향 국장 없이 열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84세를 일기로 서거한 파드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장례식은 2일 이슬람 전통에 따라 검소하게 치러졌다.
이날 리야드의 이맘 토키 빈 압둘라 사원에서 영결 기도의식과 장례식이 열렸으며 파드 국왕의 시신은 알우드 공공 묘역에 안장됐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압둘라 요르단 국왕 등 조문객들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이날 장례절차는 코란의 엄격한 해석을 추구하는 '와하비즘'(순수 이슬람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보수주의) 절차에 따라 극도로 검소하게 진행됐다.
국장(國葬) 절차와 같은 복잡한 행사는 열리지 않았고 조기 게양도 금지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기에 유일신 신봉 서약문이 새겨져 있어 조기 게양은 유일신을 모독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파드 국왕의 유해가 안장된 알우드 공공 묘역에는 사우드,파이살,칼레드 등 이전 국왕 3명과 일반인들이 묻혀 있지만 이 곳에도 비석이나 봉분은 없으며 흙더미들과 아무 표시 없는 돌만 놓여 있다.
와하비즘은 다른 아랍 이슬람 국가에서 일상화된 고인의 묘소 참배조차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한 규율의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와하비즘은 또 관을 사용하는 것도 금하고 있어 파드 국왕의 시신은 수의만 입혀진 채 매장됐다.
○…파드 국왕의 이복동생인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82)가 곧바로 사우디 왕위를 계승했으나 국제사회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왕실이 얼마나 빨리 안정을 찾을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압둘라 신임 국왕은 1995년 파드 국왕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사우디를 성공적으로 통치해왔다.
그러나 파드 왕가 구성원들을 위한 자리를 새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둘러싸고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압둘라 국왕은 자신의 뒤를 이어 차기 왕위 계승자가 되는 술탄 왕세제와 불편한 관계라는 설도 있다.
이와 관련,BBC는 당분간 왕실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 내분이 일어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이슬람 저항 세력들이 활동을 재개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