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의 중대 고비를 맞은 2일 베이징 외교가는 숨죽인 채 북한과 미국 대표단의 움직임 및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회담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는 관측만큼 취재진의 긴장감도 높아가고 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숙소를 떠나면서 "어제 그들(북한)과 만났지만 솔직히 서로 간의 입장차에 어떠한 연결점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양자협의 일정에 대해서도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다소 비관적인 어투의 힐 차관보 반응에 입을 맞춘 듯 "우리가 가진 지혜가 모두 소진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북한은 회담 이후 지금까지 일체의 외부 반응없이 철저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베이징 외교단지에 자리잡은 북한 대사관 주변에는 2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뙤약볕 속에 북한 대표단의 '입'만 바라보고 있지만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측 회담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이 협상장에서는 매우 적극적이고 진지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협상의 의지는 분명히 엿보인다"고 긍정적인 분위기도 전했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