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철강 순수출국으로 전환한 데다 한국에 대거 수출물량을 쏟아내 국내 철강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포스코가 올해 30만t을 감산키로 한 것도 저가 중국산 철강제품의 무분별한 수입에 따른 가격하락을 우려한 때문이다. 2일 중국 철강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철강 수출물량 가운데 28.8%가 한국으로 선적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미국(10.4%),EU(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철강공업협회 뤄빙성 부회장은 "중국은 올 상반기에 229만t의 철강을 순수출해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이 됐다"면서 "한국 미국 EU에 철강 수출물량의 46.5%가 집중돼 수출지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 같은 수출급증과 수출지역 집중이 자칫 무역마찰을 동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EU가 지난달 29일 중국산 선철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을 50% 수준으로 끌어 올린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그동안 중국이 철강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해 온 터여서 중국의 순수출국 전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저가 중국산 제품의 범람으로 국내 철강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중국은 유통가격보다 t당 347달러 낮은 가격에 저가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지난달 초 국내 시장에서 미니밀(전기로) 열연강판 판매가격을 t당 59만5000원에서 58만원으로 내린 것도 중국산 제품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최근 '철강산업발전정책'을 발표해 4000여개로 난립된 업체를 통폐합하고 기술력 있는 업체로 재편하는 등 철강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향후 자동차강판 등 고급 철강제품 시장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공략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김홍열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