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으로 가자] 제2부 : (4) 초등학교부터 엘리트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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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재에 자원 집중 ]
싱가포르 교육제도의 특징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말은 이른바 '걸러내기'다.
싱가포르의 유일한 자원은 사람이며 인재 양성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국민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재능을 갖게 하겠다는 평등주의적 접근법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철저한 엘리트 중심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 사진 : 매년 최소 1~2명의 대통령 장학생을 배출, 싱가포르에서 최고 명문으로 부상한 래플즈 주니어칼리지 학생들이 과학 수업을 받고 있다. >
초등학교 4학년 때 1차 걸러내기가 이뤄진다.
영어와 모국어(중국계는 중국어,말레이계는 말레이시아어 등) 수학 등 세 과목의 시험을 거쳐 엘리트 교육 과정을 밟을 학생과 직업 교육으로 나아갈 학생이 분류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영어다.
훌륭한 언어 구사력을 가진 학생은 정규 대학으로 가는 길의 절반쯤은 보장받는 셈이다.
중등교육 과정에서도 또 한 번 걸러내기가 이뤄진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2∼3학년 과정에 해당하는 주니어 칼리지(초급 대학)로 갈 학생과 전문대학으로 갈 학생,직업을 찾게 될 학생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어 주니어 칼리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게 되면 싱가포르나 외국의 정규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는 전문대에 가거나 취업하게 된다.
정부 각 부처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 대해 외국 명문 대학 유학을 지원한다.
정부 장학금 가운데 최고 영예는 대통령 장학금으로 매년 5만여명의 동급생 가운데 5명 이내 학생에게만 주어진다.
1만 대 1의 경쟁을 뚫고 대통령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해외 유학 후 싱가포르로 돌아와 정부 부처의 고위직에 채용돼 핵심 인재 풀이 된다.
이 같은 엘리트 중심주의가 평등이란 이념과 상충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싱가포르 교육계 관계자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모든 사람에게 교육받을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최선의 결과가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가 더 평등하다는 얘기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국민들은 엘리트 제도(meritocracy)를 통해 평등한 교육 기회를 갖게 되고 더 나은 재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엘리트 교육제도를 채택했다고 해서 직업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는 일반 근로자들을 위한 평생교육 시스템을 갖춰 놓았다.
저학력 직장인들에게 대학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개방 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술개발기금(SDF)을 설치해 근로자 훈련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분배를 가능케 했다.
대학 교육이 필요한 사람과 직업 교육이 더 효율적인 사람을 구분해 적절한 교육을 시킬 수 있어서다.
덕분에 싱가포르에선 우리나라처럼 학력 과잉 현상은 찾아볼 수 없다.
또 수준별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사교육비 부담도 거의 없다.
이는 가장 큰 성과를 볼 수 있는 '핫 스팟(hot spot)'에 자원을 집중하라는 블루오션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이런 교육 정책은 상당한 성과를 냈다.
싱가포르에서 연간 인구 1만명당 엔지니어 배출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43명을 넘고 있다.
각종 수학 과학 경시대회에서 싱가포르 학생들이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중등 교육의 질적 수준도 끌어올렸다.
싱가포르는 외국 인재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의료 허브'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에서 의사들을 수입해 온 게 그 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외국 인재들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결혼 및 국적 취득 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자녀들의 교육비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아시아계 유학생을 찾아다니며 졸업 전에 일자리를 미리 제공하는 방식으로 인재를 '입도선매'하고 있다.
싱가포르=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
싱가포르 교육제도의 특징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말은 이른바 '걸러내기'다.
싱가포르의 유일한 자원은 사람이며 인재 양성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국민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재능을 갖게 하겠다는 평등주의적 접근법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철저한 엘리트 중심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 사진 : 매년 최소 1~2명의 대통령 장학생을 배출, 싱가포르에서 최고 명문으로 부상한 래플즈 주니어칼리지 학생들이 과학 수업을 받고 있다. >
초등학교 4학년 때 1차 걸러내기가 이뤄진다.
영어와 모국어(중국계는 중국어,말레이계는 말레이시아어 등) 수학 등 세 과목의 시험을 거쳐 엘리트 교육 과정을 밟을 학생과 직업 교육으로 나아갈 학생이 분류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영어다.
훌륭한 언어 구사력을 가진 학생은 정규 대학으로 가는 길의 절반쯤은 보장받는 셈이다.
중등교육 과정에서도 또 한 번 걸러내기가 이뤄진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2∼3학년 과정에 해당하는 주니어 칼리지(초급 대학)로 갈 학생과 전문대학으로 갈 학생,직업을 찾게 될 학생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어 주니어 칼리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게 되면 싱가포르나 외국의 정규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는 전문대에 가거나 취업하게 된다.
정부 각 부처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 대해 외국 명문 대학 유학을 지원한다.
정부 장학금 가운데 최고 영예는 대통령 장학금으로 매년 5만여명의 동급생 가운데 5명 이내 학생에게만 주어진다.
1만 대 1의 경쟁을 뚫고 대통령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해외 유학 후 싱가포르로 돌아와 정부 부처의 고위직에 채용돼 핵심 인재 풀이 된다.
이 같은 엘리트 중심주의가 평등이란 이념과 상충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싱가포르 교육계 관계자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모든 사람에게 교육받을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최선의 결과가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가 더 평등하다는 얘기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국민들은 엘리트 제도(meritocracy)를 통해 평등한 교육 기회를 갖게 되고 더 나은 재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엘리트 교육제도를 채택했다고 해서 직업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는 일반 근로자들을 위한 평생교육 시스템을 갖춰 놓았다.
저학력 직장인들에게 대학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개방 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술개발기금(SDF)을 설치해 근로자 훈련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분배를 가능케 했다.
대학 교육이 필요한 사람과 직업 교육이 더 효율적인 사람을 구분해 적절한 교육을 시킬 수 있어서다.
덕분에 싱가포르에선 우리나라처럼 학력 과잉 현상은 찾아볼 수 없다.
또 수준별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사교육비 부담도 거의 없다.
이는 가장 큰 성과를 볼 수 있는 '핫 스팟(hot spot)'에 자원을 집중하라는 블루오션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이런 교육 정책은 상당한 성과를 냈다.
싱가포르에서 연간 인구 1만명당 엔지니어 배출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43명을 넘고 있다.
각종 수학 과학 경시대회에서 싱가포르 학생들이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중등 교육의 질적 수준도 끌어올렸다.
싱가포르는 외국 인재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의료 허브'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에서 의사들을 수입해 온 게 그 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외국 인재들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결혼 및 국적 취득 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자녀들의 교육비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아시아계 유학생을 찾아다니며 졸업 전에 일자리를 미리 제공하는 방식으로 인재를 '입도선매'하고 있다.
싱가포르=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