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인수후보로 꼽혀 온 농협중앙회의 정용근 신용부문 대표가 "LG카드를 단독으로는 인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정용근 농협 신용부문 대표(57)는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LG카드 인수와 관련,다른 금융회사나 투자펀드 등이 제휴를 제안해오면 검토해 보겠지만,단독으로는 인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올해 초 LG카드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LG카드의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짐에 따라 단독으로는 인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여유자금이 1조원 정도에 불과해 단독으로 매입할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 상반기에 물밑작업이 활발하게 벌어졌던 증권회사 인수에 대해 정 대표는 "현재 접촉 중인 증권회사는 없다"고 전제한 뒤 "연내에 한 곳을 인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놨지만,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수대상이 되는 증권사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구조조정 등 영업 외에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대형 증권사는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금액은 2000억원 이하가 적당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어 "새 자산운용처를 발굴하기 위해 해외 점포 개설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며,현재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7개 국가에 조사요원이 파견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사대상 7개 국가에 한꺼번에 점포를 내는 것은 아니고 외부 기관의 컨설팅을 받아 수익성이 보장되는 지역부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모든 금융회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첫 점포 개설지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이 상반기 중 사상 최대 수준의 '깜짝'실적을 올린 가운데 농협 신용부문은 작년 동기보다 6% 늘어난 49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정 대표는 "하반기에는 영업환경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여 최악의 경우 연간 순이익이 종전 목표인 8275억원보다 1700억원 정도 빠진 6500억원대로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협 역사상 순이익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일선 영업점을 독려해 순이익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대기업 관련 여신이 총여신의 5% 수준에 불과해 이 부문에 대한 영업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 대표 취임 이후 기업금융단을 중심으로 대기업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