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복제개 성공으로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4일 서울대에서 열린 복제개 연구성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개는 인간과 생리학적 특성이 비슷해 유전형질이 일정한 복제개를 이용해 줄기세포 치료제의 정확한 효능과 안전성을 실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수는 "이에 따라 실험개의 유전자와 맞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내 이를 다시 그 개에게 투여해보는 실험을 목표로 다음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교수는 이날 같은 대학의 이병천 교수와 사냥개의 일종인 `아프간 하운드(Afghan hounds)'를 세계 최초로 복제했다면서 이렇게 탄생한 복제개 `스나피(Snuppy)'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내외에 특허 출원됐으며 이날 발간된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표지그림과 함께 게재됐다. 황교수는 현재 유인원 복제 분야의 권위자인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와 배아줄기세포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최초의 복제동물인 양(羊)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에든버러 의대의 이언 윌머트 박사와도 연구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해외 석학들은 또 황교수 연구팀이 미국, 유럽 등의 연구자들이 황교수가 이미 개발한 한국인의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하는 방안을 황교수측과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황교수는 "현재 (세포공유 연구에 대한) 방안을 정부와 상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황우석 교수와의 일문 일답. -이번 복제 연구에서 특히 어려웠던 점은 ▲개는 난소에서 난자를 적출하더라도 이 난자가 미성숙 상태로 나온다. 이 난자를 체외에서 성숙 배양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전세계에서 시험관 개가 나오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난관에서 최적화 상태의 난자를 어렵게 찾아내 핵 대신 체세포를 통째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번 복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 ▲개는 생리학적으로 사람과 비슷한 동물이라 앞으로 유전적으로 일관성이 있는 복제개로 줄기세포 치료제 등을 실험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개 등 동물 질병의 연구에도 큰 진전이 있을 것이다. 멸종 위기의 동물을 복제하는데도 쓸모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복제 성공률이 1.6 %라 했는데 그 산출 기준은 ▲1천95개의 배아를 만들고 123마리의 대리모에서 최종적으로 2마리가 탄생했다. 배아를 기준으로 할 경우 성공률은 0.09%가 될 것이고 대리모 기준으로 할 때는 1.6%가 된다. 기준에 따라 수치가 틀리다. -제럴드 섀튼 교수의 이번 연구 역할은 ▲직접 실험에 참여한 것은 아니고 개 복제는 순수하게 서울대 연구진에 의해 이뤄졌다. 섀튼 교수는 대신 연구 관련 내용을 공유하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고 전략을 제시해 줘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 원숭이 등 유인원 복제는 하지 않는가 ▲섀튼 교수와 논의를 했는데 현재 기술로는 원숭이 복제가 어렵다는 결론이다. 우리측도 원숭이 복제 연구를 접었고 섀튼 교수측도 마찬가지다. 섀튼 교수 연구팀은 대신 원숭이 줄기세포 관련 연구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그런데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원숭이 실험이 필수가 아닌가 그러기 위해서는 복제 원숭이가 나와야 할 텐데 ▲잘못 안 것 같다. 미국 등 전세계 어디에도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를 위해 원숭이 실험이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 동물 실험을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을 뿐이다. 물론 원숭이는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동물이며 따라 완벽을 기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원숭이 실험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개가 희생된 경우는 있었는가 ▲이번 연구에서 유일하게 희생된 개가 있다면 태어난 복제개 2마리 중 일찍 죽은 한마리 뿐이다. 그밖에는 실험에 사용된 대리견 등의 건강에 의학적인 부작용이 나온 경우는 없었다. -앞으로 형질 변환 복제개를 만들 계획이 있는가 ▲돼지 같은 경우는 장기 이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형질 변환이 불가피했다. 광우병 내성소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개에게 형질변환을 시킬 이유는 없다고 본다. -차기 연구 주제인 개에 대한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현재 진행 중이긴 하나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 없다. -멸종 위기 동물을 복제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어떤 동물을 복제할 계획인가 ▲지금으로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 차후 밝히도록 하겠다. -섀튼 교수 등이 이미 개발한 한국인의 배아복제줄기세포를 기반으로 미국, 유럽 등 연구자들이 차기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데 ▲현재 방안을 정부와 상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