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1일 시민에게 개방되는 서울 청계천에 벌써부터 각종 규제가 양산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계천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을 금지하고 비가 온다는 예보만 있어도 출입을 막기로 한 데 이어 청계천 복원 구간 전체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이에 대해 "시민들의 자유로운 휴식 공간으로 만든다는 청계천 복원의 당초 취지와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청계천 관리·운영을 맡게 될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앞으로 제정할 '청계천 이용 관리 조례안'에 청계천 복원 구간 산책로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는 금연 조항을 넣을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김순직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청계천 산책로에서의 흡연을 허용하면 하천에 꽁초를 버리거나 주변 둑의 틈새에 쑤셔넣기 쉽다"며 "청계천의 수질과 주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또 애완견 분뇨 등으로 하천이 오염될 수 있다고 보고 애완견 동반 산책을 금지할 계획이다. 공단은 청계천변에 24시간 순찰요원을 배치해 산책로에 애완견을 데리고 나오거나 흡연을 하는 위반자를 적발,구두 경고를 거쳐 5만~7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지금까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금연거리를 만든 적은 있지만 과태료가 부과되는 실외 금연구역은 청계천이 처음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법은 원칙적으로 실내에서의 흡연만 규제하고 있어 야외 흡연에 벌금을 부과하려면 상위 법을 고쳐야 한다"며 "다만 청계천 산책로를 체육시설로 규정하면 흡연을 규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실내라면 몰라도 야외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규제"라며 "양재천이나 성내천 등 다른 하천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달 중 시민 여론을 수렴한 뒤 공단이 만든 조례안을 시의회에 상정,10월 청계천 개통 이전에 확정할 계획이다. 시는 최근 비가 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는 날에는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중랑천 합류 지점까지 8.2km 구간에 시민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전면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생태계 보전을 위해 청계천에서 낚시 등 물고기를 잡는 행위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