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ㆍ프랑스, 107년만에 '아프리카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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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프랑스가 아프리카 식민지 개척 과정에서 충돌한 '파쇼다 사건' 이후 107년 만에 다시 수단에서 석유자원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양국 간 석유전쟁은 수단 지도자인 존 가랑이 지난 2일 헬기 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이 사고는 존 가랑의 지원을 받아 수단 남부 블록바 지역에 석유 개발권을 확보했던 영국의 신생업체 화이트 나일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켰다.
이를 기회로 아프리카 석유자원을 탐내고 있던 프랑스 업체 토털은 이전 정부와 맺었던 협정을 내세워 자사도 권리가 있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이 회사는 1980년대 수단에서 내전이 벌어졌을 때 존 가랑과 적대관계였던 수단 정부와 협정을 맺고 석유 개발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록바 지역에는 현재 시가로 환산할 때 약 2000억달러가량의 막대한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두 회사 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화이트나일은 영국 크리켓 스타였던 필 에드몬즈가 2년 전 세운 회사로 존 가랑이 반군 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친분을 맺어왔다.
이를 기반으로 화이트나일은 블록바 지역 석유개발 사업의 지분 60%를 확보해왔으나 가랑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3일 주가가 12%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이트나일측은 "가랑의 사망이 석유 시추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수단 남부지역의 지방정부 고위 인사들도 지원해주고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BBC는 수단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막대한 자원이 있는 만큼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