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북한이 3일 중국이 제시한 4차 수정안의 수용을 사실상 거부한 데 이어 이날 밤 열린 북·미 양자 협의에서도 절충점을 찾지 못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3일 오후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수석대표 회의를 열고 전날 중국이 제안한 4차 수정안을 '공동 성명'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으나 북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4차 수정안에 대해 북한을 제외한 다른 5개국은 지지 입장을 밝혔다. 북한과 미국은 3일 오후 7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중국측 중재로 댜오위타이에서 양자 접촉을 갖고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 해소에 주력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제는 북한이 선택해야 할 때"라며 "(회담 타결은)중국이 북한을 얼마나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해 양자 협의에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참가국들은 일단 4일 수석대표 회의를 연다는 방침이지만 북·미 간 양자 협의가 무위로 끝남에 따라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분명 결렬은 아니며 양자 협의 등을 통해 최대한 합의 도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의에서 북한은 핵 폐기에 따른 북·미 간 관계 정상화 등 상응하는 조치와 핵의 평화적 이용 권리가 공동 성명에 보다 명료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에 대해 이미 본국의 훈령을 받은 상태로 문안 조정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이심기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