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일본경제의 심장, 도쿄 '하루만에 실컷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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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도 도쿄는 국제 금융과 비즈니스 중심지다.
1200여만명이 북적거리며 사는 이 국제도시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
일본 천황이 사는 황궁과 1600년대 도쿠가와 막부 시절 장군들의 휴식 공간이었던 일본식 정원의 상징 하마리큐(浜離宮)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60층을 웃도는 현대식 초고층 빌딩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40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 수산물 시장인 츠키지를 중심으로 지하철과 도보로 30분 거리 안에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볼거리가 많다.
특히 도쿄역~긴자~츠키지시장~하마리큐 정원~시오도메 코스는 하루에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도 표지판만 보고 지하철로 쉽게 찾아갈 수 있고,쇼핑과 먹거리 관광을 겸할 수 있어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시간을 절약하려면 도쿄역에서부터 출발하는 게 좋다.
시내 웬만한 곳은 도쿄역에서 한 번에 오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하철 마루노우치선을 타고 도쿄역에 내려 관광을 시작하자.
도쿄역은 서울역과 비슷하게 생겨 한국인에게 친근하다.
역내 지하 쇼핑가는 한 번쯤 둘러볼 만하다.
기념품을 파는 상점과 일본술을 파는 전문점이 있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역전 광장에 맥주회사가 직영하는 비어가든이 문을 열기 때문에 시원한 일본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역사에서 북쪽 출구로 빠져 나오면 재건축 공사가 한창인 대형 오피스 빌딩들이 눈에 들어온다.
도쿄역 바로 앞에 지난해 말 완공된 36층짜리 '마루노우치 오아조 빌딩'에는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점 마루젠이 자리잡고 있다.
출판대국 일본의 현주소를 한눈에 보여주는 곳으로 책에 관심이 있다면 한두 시간은 재미있게 보낼 수 있다.
큰 길 맞은 편에 위치한 마루빌딩은 도쿄에서도 명물로 꼽히는 건물이다.쇼핑가 식당가 등이 있으며 스카이라운지에선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천황이 살고 있는 황궁도 도쿄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도쿄 관광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쇼핑 중심가인 긴자다.한국의 명동처럼 긴자는 일본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이다.
도쿄역에서 마루노우치선으로 한 정거장 떨어져 있는 긴자역에 내리면 우선 미쓰코시백화점 출구로 나가면 좋다.일본을 대표하는 백화점 미쓰코시를 둘러본 뒤 긴자 중앙로를 끼고 양쪽으로 늘어선 명품가에서 아이 쇼핑을 즐길 수 있다.루이비통 샤넬 프라우다 불가리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명품점이 100여개 가량 몰려있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쁘렝땅 마쯔야 등 대형 백화점도 인접해 있다.
아동용 문구에 관심이 있다면 일본에서 가장 큰 이토야를 찾아가볼 만하다.아기자기하고 예쁜 문구 제품이 많아 아이들 선물 사기에 적당하다.
긴자를 거닐다보면 일본의 경제력을 느낄 수 있다.근검절약하기론 세계에서 손꼽히는 일본인들이지만,이곳에서는 비싼 물건을 척척 사는 일이 많아 의외로 ‘손이 크다’는 느낌도 받는다.
긴자 뒷골목에는 스시(생선초밥)와 이자카야(선술집) 등 일본 전통 요리점이 즐비하다.미쓰코시백화점 뒤쪽에는 비싸긴 하지만 한국교포들 사이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한국식당 ‘왕십리’도 있다.
그래도 점심은 이번 투어의 중심인 츠키지시장에서 하는 게 좋다.긴자역에서 히비야선을 타면 두 정거장 만에 닿는다.
츠키지시장역에 내리면 출구 표지판이 보이고,150m쯤 걸으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장외시장(場外市場)’과 식당가가 눈에 들어온다.소매상들이 늘어선 장외시장에선 다시마 오징어 등 각종 해산물을 판다.장외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도매상가가 들어서 있는 ‘장내시장’이 나온다.장내시장은 워낙 넓어 들어가면 출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듬성듬성 둘러보는 데만 2시간은 족히 걸린다.
도매시장이어서 새벽 3시에 영업을 시작해 오전중 거래가 끝난다.오전 11시쯤 지나면 일반 소비자들도 아직 문을 닫지 않은 가게에서 도매 가격으로 신선한 각종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장내시장 구석구석에는 1만명 이상의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식당들이 포진해 있다.주로 생선 초밥집이다.그날 아침 바로 배달돼온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회는 가격이 적당한데다 맛도 좋다.시내 식당에 비해 양이 많고 서비스로 국물도 준다.
츠키지시장을 둘러 보고 나오면 길 건너편에 울창한 숲이 눈에 들어온다.도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으로 꼽히는 하마리큐다.
장외시장에서 걸어서 15분정도 거리에 있는 이 곳은 에도시대를 대표하는 정원으로 8000여 그루의 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다.이 정원은 바닷가에 인접해 있어 도쿄만을 조망하는 풍경도 빼어나다.정원 해변쪽으로는 크루즈 선착장이 있어 배를 타고 도쿄만을 둘러볼 수도 있다.
정원 안에는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만든 인공 호수가 있어 일본의 전통 건축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바닷물로 인공 호수를 채우는 일본식 정원은 이 곳이 유일하다.
이 곳은 메이지유신 이후 황실 소유로 넘어갔으나 일반인의 출입은 수백년동안 금지돼오다 2차 세계대전 후인 1946년부터 일반에도 공개됐다.일본식 정원의 진미를 맛볼 수 있게 일본 녹차를 파는 전통 양식의 찻집도 있다.
마지막 일정은 하마리큐 정원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미래도시 시오도메다.니혼TV타워,시오도메 시티센터,카렛타(Caretta) 시오도메 등 초고층 테마 건물이 줄지어 있다.각종 공연장 레스토랑 상가들이 몰려있어 젊은이들은 물론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이 중 유명한 빌딩이 카렛타 시오도메다.46층 식당가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내려다보는 도쿄만의 야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시오도메 지하에는 지하철이 바로 연결돼 있다.밤 12시까지 지하철이 운행되기 때문에 시내 웬만한 곳까지는 30분이면 갈 수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