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행복의 경제론(영어원문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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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겐 뢰플러 < 알리안츠스위스 집행임원 >
예전부터 행복의 추구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 혹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돼 왔다.
생활수준이 낮은 지역 사람들은 기본적인 의식주의 충족이나 치안 유지를 갈망하지만,현대 사회는 생활수준 향상이 필연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해 왔다.
경험적인 연구결과들이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격언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는 높은 소득 수준의 사람들이 낮은 소득 수준의 사람들보다 주관적인 면에선 더 나은 복리 수준을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상관관계는 의외로 높지 않다.
미국의 1인당 GDP는 지난 50년간 3배나 증가했지만, 삶에 대한 만족도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반면에 우울증 비율은 10배나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높은 소득이 높은 효용으로 이어져 높은 수준의 소비와 더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정통 경제학과는 모순된 것이다.
이런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 복리에 있어서 어떤 요소들을 사람들이 중요시하는가에 관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됐다.
섹스,친구들과 편안한 시간,동료들과의 점심식사 등은 가장 즐거운 활동들 가운데 포함된 반면 집안일,통근,직장상사와의 잦은 대면 등은 가장 유쾌하지 못한 활동으로 꼽혔다.
복리에 기여하는 사회적 요소들로는 낮은 이혼율,봉사활동의 높은 참여율, 그리고 높은 수준의 신뢰를 들 수 있다.
정치적인 요소들은 민주주의 실현 정도와 정부의 효율성에 따라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물질적 부와 행복의 관계가 미약하거나 반비례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행복이란 실제 소득과 기대치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도 있다.
기대치가 실제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면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도 더 불행해질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해석은 우리는 행복이란 걸 주위의 친구 동료,더 나아가 사회에 대해 상대적으로 정의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리거나 앞서나갈 때만 행복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사물의 내재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지위를 위해 그것을 추구한다.
봉급이 크게 올랐다 하더라도 동료나 친구들에 비해 인상액이 적다면 여전히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이는 소비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마르크스주의 예상이 왜 틀렸는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만약 경제성장에 의해 모든 사람들이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된다면 사람들은 개인 우주여행처럼,처음에 초고소득층에만 접근 가능한 또 다른 형태의 지위의 상징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 해석은 경제학자 티보 시토브스키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시토브스키에 의하면 즐거움은 단지 고통의 부재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즐거움은 긍정적 자극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필요로 한다.
부유한 사회에선 편의를 위한 비용이 줄어들었지만 동시에 이러한 편의에 의해 생기는 즐거움도 함께 감소했다.
좋은 식사를 할수 있다는 게 일반화된 나머지 우리는 이로부터 더 이상 큰 즐거움이나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현대사회는 새로움이나 모험,흥미를 자극시키는 활동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다.
어쩌면 태초의 창조계획에 행복이 없었다는 프로이드의 말이 사실일지 모른다.
그에 의하면 사람들의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욕망들을 억제하고 제어하기 위해선 규범과 제약을 동반한 사회가 필요하다.
사회는 우리에게 안전과 풍요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처럼 자연적인 욕구를 억제하는 것은 불행,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정신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생의 모든 것처럼 공짜는 없는 것이다.
풍요로움 역시 예외일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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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conomics of Happiness
Since ancient times, the pursuit of happiness is one, if not the most important goal of human beings.
Whereas people in poor living circumstances dream of satisfying basic needs like food and security, modern societies experience that rising living standards do not necessarily lead to more happiness.
Empirical studies support the proverbial statement that "money does not make happy".
Even though in most nations high-income earners report somewhat higher subjective well being than persons with low income, this relationship is very weak and not robust.
Per capita GDP in the US tripled over the last 50 years, however life satisfaction has been virtually flat.
On the other hand, depression rates have increased 10-fold.
This contradicts orthodox economics assuming that higher income provides higher utility as it allows higher consumption and more choices.
This happiness puzzle stimulated empirical research in what people consider important for well-being.
Sex, relaxing with friends and having lunch with colleagues are mentioned as the most enjoyable activities, commuting, housework and too much contact with the boss as the least pleasant ones.
Social factors contributing to well-being are low divorce rates, high rates of membership in voluntary organizations, and high levels of trust.
Political factors are the degree of direct democracy and governmental effectiveness.
What are explanations for the surprisingly weak or even negative link between material wealth and happiness?
Well-being can depend on the gap between income and aspirations.
If aspiration levels rise with income, happiness will not improve.
If aspirations rise faster than incomes, people even become less happy with rising wealth.
A second explanation is that we define happiness relative to our friends, colleagues or society as a whole.
We tend to feel happy only if we gain more in income or otherwise outdo others.
We tend to pursue things more because of their status than for their intrinsic benefits.
If we get a big salary raise, we still do not feel happy if our raise is lower than our colleagues' or friends'.
This can explain as well why contrary to Marxist predictions there is no saturation of consumption demand.
If economic growth allows everyone to drive a luxury car, we will seek other status symbols initially only accessible for the very rich, may be individual space travel.
A third explanation comes from the economist Tibor Scitovsky.
For him pleasure is not just the absence of pain.
It requires positively stimulating activities.
In affluent societies the costs of comfort have decreased, but at the same time the pleasure derived from such comfort decreased also.
Having a good meal is so normal for us that we don't take much pleasure, not to mention happiness, from it.
Even worse, modern society provides fewer opportunities to experience novelty, adventure and other truly stimulating activities.
Sigmund Freud might be right saying that happiness was not included in the plan of creation.
His explanation is that society with its rules and restrictions is necessary to control the often aggressive and destructive human desires.
Society provides us with security and prosperity.
However, the constant suppression of our natural desires results in unhappiness or even worse psychoses.
As always in life, everything has its price.
Why should prosperity come for 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