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중국 내 기업의 외화 보유한도와 개인의 해외반출 외화한도를 높이는 등 외환규제 완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중국 내 외화보유 규모를 줄여 지난달 위안화 절상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고조되고 있는 추가절상 압력을 피해보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3일 개인이 해외로 갖고 나갈 수 있는 외화 한도를 6개월 미만 체류 때는 3000달러에서 5000달러,6개월 이상은 5000달러에서 8000달러로 높여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해외여행이나 시찰·유학에 필요한 달러를 구매할 경우 요구됐던 증빙서류도 간소화했다. 특히 중국 국내 은행들이 발급한 신용카드의 해외 신용구매 한도도 없애 중국인 해외여행객들이 자국 신용카드로 해외에서 제한 없이 물건을 살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 등 중국 내 외화의 해외 유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외환관리국은 이에 앞서 지난 2일부터 기업의 외화 보유한도를 높였다. 중국 내 기업들이 경상계정(무역 등) 외화계좌에서 보유할 수 있는 한도는 이제까지 수출 등을 통한 외화수입의 최대 50%였으나 최대 80%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기업과 개인의 외화 보유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은 위안화 절상 압력을 줄여 환율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단행됐던 위안화 절상폭(2.1%)이 너무 작은 데다 절상 이후 인민은행의 시장개입으로 위안화 환율이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국제금융시장의 불만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