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북핵 6자회담이 열흘째를 넘기면서 막바지 교착국면에 빠졌다. 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4일 오전 회담장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다른 5개국 수석대표를 잇달아 만났으며 중국이 제시한 4차 수정초안에 대해 재수정 여부를 타진했으나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후에는 북한이 별도로 입장을 발표한다는 설이 나오면서 공동선언 채택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막판 비관론도 나왔다. ◆협의… 또 협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협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을 타결짓기 위한 양자 간 다각적인 물밑 협의가 계속된다는 뜻이다. 우리 대표단은 이날 북한,미국,러시아와 각각 양자협의를 갖고 절충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4차 수정안을 거부한 북한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없이 합의도출을 위한 양자접촉을 계속했다. 급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귀국했던 러시아 수석대표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도 이날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그는 "6자회담이 위기에 빠진 것이 아니며,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6자회담이 하루나 이틀 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서울에서 "6개국이 공동 합의문 마련을 위해 각국 간 입장을 조율하는 등 마지막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내일까지는 타결 지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막바지 진통분위기를 전했다. ◆예상 시나리오는 극적 타결,결렬 선언,휴회 등 3가지 방안이 남아 있다. 이 중 결렬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시각이다. 중국의 중재와 양자협의가 아직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각국의 성과도출 의지도 높다는 게 근거다. 일정 기간 휴회를 선언한 뒤 다시 모여 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새로 나오고 있다. 대표단이 본국으로 돌아가 회담의 전 과정을 돌아본 뒤 입장을 재정리,다시 모여 회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어느 나라도 휴회를 공식 제기하지 않았지만 북의 침묵이 장기화될 경우 결렬을 피하기 위한 기술적인 방안으로 남겨둘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극적 타결이 현재로선 가장 희망적이면서 가능성도 높다. 물론 이는 △북한이 3일 제시된 4차 수정안을 수용하거나 △미국이 북한의 요구대로 북핵 폐기에 따른 안전보장과 핵의 평화적 이용권리를 다소 용인하는 쪽으로 수정안의 문구를 수정할 경우 가능하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힐 국무부 차관보는 그러나 "이제는 북한이 선택해야 할 때"라며 "북한을 만날 이유가 없다"며 수정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해 공은 여전히 북쪽에서 머물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북의 답변을 듣기 위해 더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