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북핵 6자회담 10일째인 4일 북한과 미국이 한국의 중재로 회담장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만나 공동성명 타결을 위한 막바지 절충을 벌이는 등 각 국 간 물밑접촉이 치열하게 진행됐다. 이날 3자 회의는 핵심쟁점에 대한 의견은 좁히지 못했으나 최종 타결을 위한 양국 간 협의채널을 계속 가동키로 했다. 또 6개국 수석대표들도 이날 밤 댜오위타이에서 심야회의를 열고 공동문안 채택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결국 5일 이후로 최종 절충작업이 또 미뤄진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과 미국의 3자회동 직후 "결렬도,타결도 아니다"고 말했다. ◆긴박했던 하루…협의 또 협의 이날 베이징 외교가는 북한이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설이 나오면서 비관론이 제기되는 등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어 북·미가 한국의 긴급 중재로 3자 회동을 갖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급한 타결론까지 나오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그러다 3자 회동에서 일단 협상을 계속 진행키로 결론을 내리자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또 한때 북한의 기자회견설이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김계관 북한측 수석대표의 간단한 입장표명으로 끝났다. 한편 미국이 당초 입장을 번복,북한과 만난 것은 우리 정부의 설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과 만날 이유가 없고 북한의 선택만 남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와는 별도로 회담을 타결짓기 위한 양자 간 다각적인 물밑 협의는 종일 계속됐다. 실제로 이날 6개국 대표들은 종일 댜오위타이에서 공동성명 타결을 위한 절충을 계속했다. ◆예상 시나리오는 극적 타결,결렬 선언,휴회·연기 등 세 가지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 중 결렬 가능성은 아직까지 낮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시각이다. 중국의 중재와 양자 간 협의가 아직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각 국의 성과도출 의지도 높다는 게 근거다. 의장국인 중국의 부인에도 불구,일정 기간 휴회를 선언한 뒤 다시 모여 회담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새로 나오고 있다. 대표단이 본국으로 돌아가 회담의 전 과정을 돌아본 뒤 입장을 재정리,다시 모여 회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휴회는 북의 결단이 늦춰질 경우 결렬을 피하기 위한 기술적인 방안으로 남겨질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 경우 회담은 장기전이 된다. 극적 타결이 현재로선 가장 희망적이면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물론 이는 △북한이 3일 제시된 4차 수정안을 수용하거나 △미국이 북한의 요구대로 북핵폐기에 따른 안전보장과 핵의 평화적 이용권리를 다소 용인하는 쪽으로 수정안의 문구를 수정할 경우 가능하다. 정부 당국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회담이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협상을 계속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