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우리가 맘놓고 비핵화하자면 미국이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관계 정상화하고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회담 진행과 관련,불만을 토로했다. 김 부상은 이날 밤 베이징 시내 북한대사관 정문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에서) 하나의 난관은 비핵화의 상응조치에 합의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상은 또 "아직 공동문건 작성과 관련,교착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조(북)·미 사이의 정치적 입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비핵화하자는 것은 평화적 핵활동을 하자는 것이며,세상의 모든 나라는 평화적 핵활동의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전쟁패전국도 아니고 죄지은 것도 아닌데 왜 핵 활동을 할 수 없나"고 반문하고 "6자회담에 참가한 모든 대표단이 우리의 이런 입장을 지지·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상은 미국을 겨냥, "(참가국 가운데) 한 나라만이 반대하고 있지만 끝내는 지지하게 되리라고 본다"며 "우리로 하여금 평화적 핵활동을 하게 해 신뢰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부상은 이날 오후 10시30분에 검은색 벤츠 승용차로 대사관 안으로 들어갔다가 작심한 뒤 다시 걸어나와 기다리던 기자 100여명에게 순차통역으로 5분간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