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2분기는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과 고유가,내수경기 침체 지속 등 경영환경이 그리 녹록지만 않았다.


이런 여건에서도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은 주가 상승이라는 '보상'을 즐기고 있다.


금융 건설 이동통신 업종이 대표적이다.


또 실적이 대폭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론이 내려졌던 현대자동차 LG필립스LCD 등은 보란듯이 호전된 실적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실망스러운 경영 성적표를 발표한 업체들은 시장의 냉엄한 평가에 직면했다.


이들은 하반기 실적 개선을 다짐하며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금융 건설 이동통신 실적 '굿'


연체율 하락과 부실자산 감소 등으로 은행 업종의 2분기 실적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1분기 362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데 이어 2분기에도 4648억원의 순이익을 챙겨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부실자산 감소로 충당금 적립액 부담이 7000억원 이상 줄어든 데다 비이자 부문 수익이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2분기 순이익이 5700억원으로 역시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했고 신한지주는 상반기 순이익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5%나 늘었다.


하나은행은 1분기보다 27.6% 늘어난 261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은행권 처음으로 중간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2분기 영업이익이 324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0.2% 증가했다.


순이익도 123.6% 늘어난 2401억원에 달했다.


이로써 올 상반기 순이익은 423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건설주들도 잇달아 '어닝 서프라이즈' 대열에 동참했다.


GS건설은 2분기에 12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1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7.0%,80.8%나 늘었다.


덕분에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를 5조4000억원과 31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분기보다 10.8% 증가한 9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 밖에 코오롱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298.52% 늘어난 것을 비롯해 한라건설(101.9%) 계룡건설(37.4%) 등 대형사는 물론 중형 건설사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적 발표 이전부터 기대감이 컸던 이동통신 회사들도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특히 LG텔레콤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 시장을 놀라게 했다.


대우증권은 "예상치를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의 실적도 기대 이상이었다.


현대차는 2분기 6조9464억원의 매출에 45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41.9%나 늘어난 규모다.


2분기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던 LG필립스LCD는 2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업계의 관측을 보기좋게 깨뜨렸다.


교보증권은 "올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규모가 6079억원으로 큰 폭의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 같은 실적 호전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기업들은 실망스러운 실적에 그쳐


'어닝 쇼크'에 가까운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인 기업들도 속출했다.


KT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악재로 2분기 영업이익이 3391억원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1분기에 비해서는 44.4%,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나 줄어든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2분기 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도 12억원에 달했다.


회사측은 "항공유 구입단가가 전년 동기보다 51.7%나 오른 탓에 항공연료비가 489억원 추가로 들어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휴대폰 부문 부진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143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3%나 줄어든 규모다.


LG생명과학은 2분기에 38억원의 영업손실,59억원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밖에 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나 줄었다고 발표해 코스닥지수가 하루 동안 1.7%나 급락하기도 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