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펀드(PEF) 시장에 '바이아웃(Buy-out·기업인수 후 매각)'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적인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자금사정이 넉넉한 기업들의 차입 기피로 금융회사들마저 여유자금을 바이아웃 펀드에 대거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아웃이란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해 가치를 높여 되파는 것으로 칼라일이나 블랙스톤 같은 사모투자펀드들의 주요 투자기법이 돼왔다. 특히 최근 들어 풍부한 유동자금이 바이아웃 부문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올해 바이아웃 펀드의 투자 규모는 4000억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6일자)는 "사모투자펀드들이 바이아웃 투자로 짭짤한 수익률을 올리자 연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이 펀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확대되는 바이아웃 투자 영국의 사모투자펀드 조사업체인 PEI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말까지 새로 설정된 바이아웃 펀드 규모는 총 81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작년 한햇동안 설정된 바이아웃 펀드 규모(580억달러)보다 40% 많은 금액이다. 또 바이아웃 펀드들이 올 7월까지 실제 투자한 금액은 총 2330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바이아웃펀드의 전체 투자액은 4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의 대표적 사모투자펀드인 블랙스톤이 역대 최대 규모인 125억달러의 바이아웃 펀드를 추진하는 등 펀드 규모도 대형화되는 추세다. 펀드들이 100억달러 이상을 한번에 투자하는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바이아웃 전문가인 윌버 로스 등은 이탈리아 통신회사인 윈드 텔레커뮤니케이션 주식 63%를 120억달러에 사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칼라일과 블랙스톤,베인캐피털 등도 113억달러를 들여 선가드데이터시스템을 인수하기로 했다. 바이아웃 투자가 활발해진 것은 조달금리가 낮아져 사모투자펀드 회사들이 싼 값에 자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할 수 있게 된데다 이익이 크게 늘어 유동성이 풍부해진 기업들이 대출받기를 꺼리면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바이아웃 펀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2002년이나 2003년에 사들였던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사모펀드들이 주식을 되팔거나 보유자산을 유동화해 투자 여력을 키운 것도 바이아웃 투자를 활성화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바이아웃 펀드의 수익 호조 PEI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아웃 펀드의 수익률은 1998년에는 2%대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높아져 최근에는 무려 15%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높은 수익률은 연기금 등 대형 기관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 투자위원회가 최근 자산의 5%를 사모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 사례다. 투자자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바이아웃 펀드들은 중국과 인도 기업에 눈독을 들이는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바이아웃 펀드들이 아직까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헤지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나면서 이들 펀드 간 경쟁이 치열해져 투자할만한 대형 인수합병(M&A) 대상 기업이 갈수록 적어지고 기업 인수가격은 높아지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