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6개국은 제4차 6자회담 11일째인 5일 다각적인 양자접촉을 갖고 핵심쟁점에 대한 조율을 시도했다. 북·미 양국은 이날 오전 차석대표인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과 조셉 디트러니 대북 협상대사 간에 한시간가량 집중적인 협의를 한 데 이어 한·미,남북,미·중,일·중 간 수석대표 회동을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 참가국 대표들은 최대 쟁점인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문제에 대해 사찰을 전제로 허용하는 새로운 타협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회담 어디까지 왔나 지난달 26일 개막 이후 5일까지 북·미는 모두 10차례의 양자협의를 통해 일단 쟁점이 무엇인지를 찾는 데는 성공했다. 미국이 제기한 인권과 미사일 문제나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지대화 요구 등 '곁가지'를 솎아낸 것이다. 문제는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인 북핵 폐기의 범위에 대해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는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와 북·미 간 신뢰 문제까지 엮여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연구용 원자로를 몇 주 내에 핵무기 생산용 시설로 전환시켰던 사례를 보면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에 대해 4일 "전쟁패전국도 아니고 죄지은 것도 아닌데 왜 핵 활동을 할 수 없나"고 미국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회담 관계자는 "쌍방이 평행선을 달리는 주장을 거듭하는 이면에는 서로 간의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며 "특히 북한은 평화적 핵 활동 보장을 미국이 자신들에게 보내는 신뢰감의 증표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 수정안 가능한가 중국은 양자접촉을 통해 핵심쟁점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질 경우 언제든지 수석대표회의 등을 열어 합의문 타결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일본 아사히신문은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락하는 것을 조건으로 합의문에 핵의 평화적 이용권리를 북이 '주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평화이용을 내세운 핵 관련 활동은 용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되 사찰수용을 조건으로 "평화적 이용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명시,북한의 양보를 촉구한다는 복안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송 차관보는 "협상 결과의 내용은 가급적이면 모호성이 없는 게 좋지만 분명한 방식으로 전혀 타협이 되지 않을 때는 불가피하게 모호성을 갖는게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 ▲7월25일=북·미 회담 개막전 첫 양자협의, 힐 미 대표 "유익한 협의였다" ▲7월26일=6자 회담 개막식,김계관 북 대표 "전략적 결단 준비돼 있다" ▲7월27일=전체회의 기조연설, 송민순 남 대표 "실질적 진전 모색" 김계관,"한반도 비핵지대화,미국도 예외 아니다" 힐,"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착수할 것" ▲7월28일=북·미 3시간 마라톤 양자협의,송민순 "적어도 29일까지는 갈 것 같다" ▲7월30일=중,합의문 1차 초안 제시, 각 국 대표 회람 ▲7월31일=공동문건 실무급 차석대표회의,북·미 이견 조율 ▲8월1일=차석대표회의,합의문 2차 초안 조율 ▲8월2일=수석대표회의 3,4차 초안 협의,송민순 "관심사항을 균형있게 집약적으로 반영" ▲8월3일=문안 타결 시도,힐 "워싱턴은 O.K",북 수석대표회의 불참 "받아들일 수 없다" ▲8월4일=한·북·미 첫 3자 회동,"결렬도 타결도 아니다" 김계관,첫 입장표명 "평화적 핵이용 보장돼야" 심야 수석대표회의,"타결 의지 변함없다"